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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도마뱀

감독 강지은 | 출연 조승우, 강혜정, 강신일, 이재용, 정성화 제작 영화사 아침 | 배급 시네마서비스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17분 | 2006년 사랑에 무관심하던 이도 높은 하늘과 맑은 공기에 한번쯤 주변을 둘러보는 시기가 봄이다. 영화 <도마뱀>은 인생의 봄에 해당하는 초등학생 시절의 첫사랑과 그 상대와의 오랜 인연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제목의 분위기와는 달리 톡톡튀는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쳐내야하는 최루성 멜로드라마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절에 기거하고 있는 초등학생 아리. 같은 반인 조강은 등하교 길에 가방을 들어주며 아리가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짝궁이다. 자신의 몸을 만지는 사람에게 저주가 내린다고 믿는 아리는 그런 조강의 순진하고 착한 마음이 싫지 않다. 그러던 어느날 조강은 아리가 분신처럼 여기는 도마뱀을 찾으려고 빗속에서 논두렁을 헤메다 홍역에 걸리고 만다. 자신의 저주때문이라고 여긴 아리는 그날 이후 조강의 앞에서 사라진다. 8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조강은 갑작스레 걸려온 아리의 전화를 받곤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마을을 찾는다. 아리가 기거하는 산사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며 함께 공부하던 조강은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금 사랑을 느낀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 입을 맞추는 두사람. 아리는 자신과의 입맞춤 후 독감에 걸린 조강을 바라보며 자신의 저주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녀는 또 다시 조강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도마뱀 ⓒ프레시안무비
시간이 지나 사회인으로 성장한 조강. 나중에 은행원과 결혼해 은행을 털 것이라는 아리의 농담섞인 말에 그는 지금 은행지점에서 대출을 담당하고 있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머릿 속은 온통 아리 뿐이다. 절친한 동료의 연애권유에도 아리에 대한 기다림과 믿음은 여전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제 헤어진 친구처럼 조강 앞에 아리가 나타난다. 퇴근시간을 묻는 아리를 바라보던 조강은 자신의 구두끈을 풀어 아리의 다리를 의자에 묶어버린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내일 미국으로 간다며 다시금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공공의 적>, <실미도>의 조감독을 거쳐 <도마뱀>으로 데뷔한 강지은 감독은 초등학생 시절 이후 단 두 번의 만남이 전부인 조강과 아리의 사연을 풀어내며 불치병 코드를 첨가한다. <러브스토리> 등의 작품을 통해 익숙해진 불치병 소재는 멜로드라마의 파워를 배가 시켜주는 단골메뉴. 하지만 이러한 소재는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이미 알고 있는 길을 어떻게 색칠하고 또 얼마나 진실되게 다가서느냐가 관건이다. 초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8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이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있으며 10년이 지난 이후에도 그 사랑이 '왜' 깊어져야만 하는지, 장황하진 않더라도 조용히 속삭여주는 세밀함이 아쉬운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알콩달콩 드라마를 엮어가다 아리의 불치병이 밝혀진 후 눈물에만 의지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10년 전에 보았음직한 드라마가 연상될 뿐이다. 혹시 조승우와 강혜정 두 배우가 실제 연인 사이인 만큼 극 후반의 신파에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판단은 이제 철저하게 관객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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