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 열린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고금복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서울과 수원의 벤치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4-1 대승을 거둔 귀네슈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승리의 포옹을 나눈 후 홈팬들의 응원에 화답했고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벤치를 떠날 생각도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이임생 코치와 경기 관련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날 서울과 수원의 격돌은 K리그 최고의 라이벌팀의 대결이라는 점과 함께 '한국적 공격축구론'을 놓고 언론을 통해 설전을 벌였던 귀네슈 감독과 차범근 감독의 첫번째 격돌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귀네슈 감독은 '공격축구'에 대한 설전에서 "차범근 감독이 나보다 한국 축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6분만에 세트 피스 상황에서 마토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박주영의 해트트릭과 정조국의 쐐기포를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서울의 완승이었다.
경기 후 귀네슈 감독은 "수원은 수준이 높은 팀이다. 하지만 후반 우리의 압박이 좋았고 미드필드에서 패스 미스 등이 나오지 않아 수원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또 그는 역전을 시킨 후에도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공격을 주문한 것에 대해 "이것이 공격축구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자존심을 구긴 차범근 감독은 인터뷰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하지만 귀네슈 감독과 차범근 감독의 대결은 1라운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두 팀은 다음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맞붙는다.
기선을 제압한 귀네슈 감독이 연승을 거둘 것인지 아니면 설욕전을 위해 철저한 준비에 들어갈 차범근 감독이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벌써부터 또 한번의 '빅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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