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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에게 춤과 노래와 연기는 중요한 것이다. 다 잘하면 좋다. 어차피 배우는 그것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이고 뮤지컬이라면 그것은 당연한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 잘하지 않아도 더 중요한 것을 갖추고 있으면 그는 훌륭한 배우이자, 훌륭한 뮤지컬 배우이다. 우리가 존경하는 훌륭한 배우들 중에는 그 중 한두 가지를 잘 못하는, 결점이 있는 배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배우를 그 결점으로 최종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부정하는 겸손함, 돈을 위해 만들어지고 관리되어지는 이미지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 현실 세계에서는 과감히 가면을 벗을 수 있는 용기, 자신이 하고 있는 연기라는 것의 의미와 배우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러한 삶에 대한 진지함에서 나오는 배우의 현존이 춤과 노래와 연기보다 중요하다.
그 중요한 것을 지키고 사는 배우라면 배우로서 장르를 넘나드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아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것에 대한 평가에 대한 기준은 춤과 노래와 연기의 실력 보다는 그러한 시각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한다는 기준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것은 뮤지컬을 예술로 보고 있는 이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진지함을 가진 배우들이여, 과감하게 장르를 넘나들라. 그렇지 않은, 개인적 욕망에만 사로잡힌 연기자들이여, 감히 진지한 예술가들의 장르에 기웃거리지 말라.
재주가 많아서 그 아무리 다양한 무대에 서고, 방송과 영화에 출연하고, MC를 보고, 광고에 출연하고, 가수를 하고, 정치를 해도 그 자체로서는 나에게 아무 관심을 끌지 않는다. 반면에 위에서 길게 이야기한, 배우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배우라면 나는 그 배우가 그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박수를 보낼 것이다. 뮤지컬 배우의 필요조건이 부족하더라도 배우의 충분조건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배우의 3박자는 단순 평가라는 이 시대의 함정이다. 그 함정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나는 대출 관련 광고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을 배우다운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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