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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태야, 사람들이 이상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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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태야, 사람들이 이상해졌어"

[우리가 파업하는 이유] 죽음의 행렬

대한통운 택배기사의 집단 계약 해지에 맞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화물연대 광주지부 박종태 제1지회장이 40일 가까이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차가운 냉동고 안에 갇혀 있다. 화물연대는 오는 11일부터 대한통운 문제를 놓고 총파업에 들어간다. 총파업을 앞둔 대한통운 조합원의 마음을 싣는다.

종태! 집회 마치고 비 오던 날, 무등 시장에서 술 한 잔 하자 했잖아! 그날은 내가 좀 피곤해서 그랬는데 약속 잡아야지!

금호타이어 운동장에서 단결팀, 투쟁팀 나눠서 "소프트볼", "축구"하면서 참 재밌게 놀았잖아. 또 날 잡아야지!

지부장님이 그러시네! 오종태하고, 박종태가 있는데 한 놈이 핸드폰 안 된다구!

우리 지금 공항에서 까만 줄 드리워진 너의 사진 들고 많은 사람들 앞에 서 있어! 가는 곳마다 종태 사진이 마련 되어있고 그 큰 키에 모자 쓰고, 대전숙소에서 저녁식사하면서 형 많이 먹어 그렇게 옆에 있는 거 같은데.

왜 모습이 보이질 않아!

사람들이 이상해졌어. 창길이는 집에 오가지 않고, 일할 때 그렇게 한마디 말이 없던 병화가 투사가 돼있어! 다들 종태를 닮아가는 것 같아.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마 종태와 우리가 육체가 분리됐나봐.

그렇게 하려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서, 웃으면서 사람들을 대할 때 얼마나 많이 울었어! 또 얼마나 고통스러웠었어! 혜주, 정아, 수진 씨. 형수님 생각하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었냐고, 그 밧줄 쥐고 아카시아 밭 언덕을 오르면서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쏟았냐고.

종태는 갔지마는 우리는 정말로 종태를 보내지 않았어. 저 아카시아 숲을 향해 종태는 차마 떨치고 갔지마는 우리는 종태를 보내지 않았어.

종태 예측이 정확히 들어맞았어! 배부르고, 등 따신 놈들이 이참에 아예 지네들 세상으로 만들려고, 갖은 발악을 하고 있어. 종태 떠난 뒤 얼마 않아서 그놈들이 눈에 가시로 생각했던 노무현 전 대통력을 그놈들이 죽였어! 또 어제는 분단과 조국의 통일을 위해 한평생 살아오신 강희남 목사님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어.

그놈들이 정권을 놓지 않는 한 이 땅 민중의 죽음의 행렬이야!

평택 쌍용자동차에 야수 같은 경찰병력을 투입한다네.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다칠지, 죽지나 않을지 걱정이야!

종태! 우리는 싸울 거네. 종태가 가르쳐 준대로, 공권력 앞에, 두려움 없이, 때론 사사로운 감정과 싸우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 잃지 않으면서. 종태가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았는가. 종태가 거침없이 진두지휘하던 모습 따라 하나둘씩 선동가가 되어가고 있어.

종태가 마지막까지 설득해서 결합한 을증이 형, 그 뺀질거리던 석조, 새색시 같던 은석이 싸우는 모습 좀 봐. 화물연대 동지들이 전국에서 모여들고, 이 땅 전 민중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

▲ "종태 그만 울고 편히 쉬고 있어. 종태가 흘리고 간 그 핏 값을 반드시 받아서, 승리해서, 종태에게 바치겠네." ⓒ프레시안

종태, 그만 울고 편히 쉬고 있어. 종태가 흘리고 간 그 핏 값을 반드시 받아서, 승리해서, 종태에게 바치겠네.

우리 비록 지금 몸은 분리가 됐지만 종태의 모습과 웃음의 기억과 영원히 교감하고 있어! 내가 박종태가 되어 뭐 그 끝이 어딜 지 모르지만 끝까지 싸워 종태가 그토록 돌려보내고 싶어 했던 대한통운 광주지사에 민주노조 깃발 들고, 투쟁으로 단결된 눈빛으로 반드시 입성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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