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고있는 NAFF(아시아 판타스틱 영화제작 네트워크)의 프로그램 중 '환상영화학교'의 강사로 초빙된 테드 창이 환상영화학교 프로그램 외에 일반인을 위한 공개강연회에 나선 것. 폭우에도 불구하고 경기아트홀 강연장은 가운데의 기자석을 제외한 관객석이 거의 매진되어 유명 SF작가인 테드 창의 인기도와 장르 팬들의 높은 관심을 짐작하게 했다. 테드 창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연의 진행은 SF 번역가이자 테드 창의 소설들을 한국에 번역해 온 김상훈의 사회와 통역자를 대동한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 한국을 최초로 방문한 SF작가 테드 창(가운데)과 진행을 맡은 SF번역가/평론가 김상준 씨(오른쪽). (사진제공_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이번 강연의 주제인 <하드 SF- 서사의 논리와 글쓰기의 미학>에 맞추어 테드 창은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리얼 SF와 <스타워즈>등의 스페이스 오페라가 다른 장르임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SF장르의 경계에 대한 테드 창의 강연은 이어 판타지와 SF의 차이, SF 문학이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에 따르면 판타지가 악에 맞서 싸우고 공주를 구하는 내용을 다루는 것은 현상 유지를 위한 것으로 결국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리얼 SF는 과학기술 혹은 하나의 발견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변화'를 다루는 장르로, 필연적으로 진보적일 수밖에 없다.
테드 창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죽은 과거>와 존 발리의 <팬텀 오브 캔자스>와 같은 SF소설들을 언급하며 "마이클 클라이튼의 <쥬라기 공원>등의 소설과 비교하였을 때 어떤 점이 이 소설들을 리얼 SF답게 만드는가"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강연을 위해 본 한국 영화들에 어떤 것이 있는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2009 로스트 메모리즈>를 언급하며 이 영화가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고 있는지 언급하기도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질문자들이 손을 들어 열렬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SF 열혈팬과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이 골고루 섞여 있어 다양한 질문이 오가며 분위기를 돋구었지만 시간 관계상 깊은 이야기가 오고 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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