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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여성과 소녀의 붉은 경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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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여성과 소녀의 붉은 경계점

[난장 스테이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루시

'레드(Red).' 이것은 뭇남성들의 숨을 멎게 하는 빨간 코르셋으로 온 몸을 조여 맨 그녀의 색이다. 그네를 타고 내려오는 그녀의 어깨위로 타오르는 듯한 붉은 빛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입술에 진한 검붉은 색을 칠해 섹시함에 마침표를 찍었다. 앳돼 보이는 볼과 선한 눈망울을 감추고 싶은 듯하다. 19세기 런던 거리의 술집 '레드렛'에서 일하는 그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다.

▲ ⓒ뉴스테이지

이 섹시한 여인은 진한 목소리로 요염하게 남자들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Bring On The Man') 하이드에게 치명적인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It's A Dangerous Game'). 루시는 위험하고 불안한 붉은 빛의 색채감을 무대 위에 가득 펼친다. 어떤 색보다 가장 즉각적으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 유혹의 색. 그녀를 바라보면 관객들의 마음도 불처럼 타오른다.

그러나 '레드렛'의 조명이 잦아든 뒤, 혼자 선 그녀의 뒷모습은 여성이라기보다는 소녀의 것이다. 자신의 모습에 초라함을 느끼고 '내가 누구일까, 뭘 하고 있는 걸까'라고 스스로 묻는다 ('No One Knows Who I Am'). 또 '나의 사랑이 당신이었으면'하고 꿈을 꾸지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오직 그 사람이 나를 안아주길 바라는 마음만 빈 허공에 흩뿌린다 ('Someone Like You'). 두근거리는 심장에서 발갛게 솟아오르는 생명력 어린 색깔, 여성만의 순수한 사랑. 그것은 루시가 가진 또 다른 색이다. 그녀가 걸치는 붉은 숄은 누군가가 따뜻하게 안아주길 바라는 그녀의 감정과 닮아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는 여성과 소녀의 사이에 서 있다. 섹시한 입술의 붉은 빛과 생명력 어린 발그레한 빨강. 루시는 그 경계점에서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며 특유의 이질감과 신선함으로 빛난다. 쇼걸들이 가득한 '레드렛'의 무대, 살인이 난무하는 거리 등 그 어느 배경 속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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