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테이지 |
이 섹시한 여인은 진한 목소리로 요염하게 남자들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Bring On The Man') 하이드에게 치명적인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It's A Dangerous Game'). 루시는 위험하고 불안한 붉은 빛의 색채감을 무대 위에 가득 펼친다. 어떤 색보다 가장 즉각적으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 유혹의 색. 그녀를 바라보면 관객들의 마음도 불처럼 타오른다.
그러나 '레드렛'의 조명이 잦아든 뒤, 혼자 선 그녀의 뒷모습은 여성이라기보다는 소녀의 것이다. 자신의 모습에 초라함을 느끼고 '내가 누구일까, 뭘 하고 있는 걸까'라고 스스로 묻는다 ('No One Knows Who I Am'). 또 '나의 사랑이 당신이었으면'하고 꿈을 꾸지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오직 그 사람이 나를 안아주길 바라는 마음만 빈 허공에 흩뿌린다 ('Someone Like You'). 두근거리는 심장에서 발갛게 솟아오르는 생명력 어린 색깔, 여성만의 순수한 사랑. 그것은 루시가 가진 또 다른 색이다. 그녀가 걸치는 붉은 숄은 누군가가 따뜻하게 안아주길 바라는 그녀의 감정과 닮아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는 여성과 소녀의 사이에 서 있다. 섹시한 입술의 붉은 빛과 생명력 어린 발그레한 빨강. 루시는 그 경계점에서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며 특유의 이질감과 신선함으로 빛난다. 쇼걸들이 가득한 '레드렛'의 무대, 살인이 난무하는 거리 등 그 어느 배경 속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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