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6월 17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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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와 고기
[한윤수의 '오랑캐꽃']<82>
동물원에 새로 들어온 젊은 사자가 바나나를 먹이로 받아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옆 우리를 보니 나이든 사자가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를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젊은 사자는 너무나 불평등한 현실에 참을 수 없어서 물었다. "당신은 고기를 먹고 있는데 나는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타라의 눈물
[한윤수의 '오랑캐꽃']<81>
누가 이 사람을 태국인이라고 할까? 꼭 60년대 한국의 시골 미인처럼 생긴 태국 여성이 찾아왔다. 뺨이 연지를 바른 듯 연분홍빛으로 고운 데다가 얼굴이 갸름한 고전적 미인형으로 이름이 타라다. 태국 친구 다섯 명과 함께 같은 회사에 배치된 그녀는 입국한 지 6개월이
메기의 눈
[한윤수의 '오랑캐꽃']<80>
캄보디아 사람들 중에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싸우는 <투사형> 노동자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나는 그 투사들에게 틈만 나면 경고나 주의를 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불법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얘기다. 한국에 온 지 두 달 밖에 안 되어
어느 화교 청년의 좌절
[한윤수의 '오랑캐꽃']<79>
동남아시아의 화교(華僑)가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화교는 한국에 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물게 그들 중에서 몇은 한국에 온다. 왜? 돈이 목적이라기보다는 한국이란 미지의 세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새로운 기회를
3명에 2대
[한윤수의 '오랑캐꽃']<78>
베트남 노동자 누남이 옆구리에 멍이 든 채로 왔다. 사장님에게 막대기로 찔렸단다.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공장에 일거리가 없어서 며칠 놀다가 오래간만에 일감이 들어왔다. 회사는 아연 활기를 띄고 직원들은 물론 사장님 가족들까지 모두가 매달려서 일했다. 그러나
분홍립스틱
[한윤수의 '오랑캐꽃']<77>
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설경구의 애인 송윤아는 이쁘고 마음씨 착하고 인정 많고 다 좋지만 한 가지 결정적 약점이 있다. '분홍립스틱'이란 노래를 부르는 남자에겐 사족을 못 쓰고 무너지는 것. 어떤 남자든 "언제부턴가 그대를, 그대를 처음 만난 날.....
보물 2호
[한윤수의 '오랑캐꽃']<76>
수원이나 안산 같은 큰 도시에서는 통역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지인 발안에 위치한 우리 센터에서는 통역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베트남의 명문대학인 호치민대 한국어과를 나오고 한국으로 유학 와서 중앙대 경제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유
공포
[한윤수의 '오랑캐꽃']<75>
태국여성 동바이는 퇴직금을 받아야 하는데 노동부에 출석은커녕 내 전화도 받지 않았다. 두 번이나 펑크를 내자 감독관은 할 수 없이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동바이가 센터에 다시 나타났다. 왜 전화를 안 받았냐고 묻자 동바이는 뜻밖의 소리를 했다.
외국인을 돕는 쉬운 방법 Ⅱ
[한윤수의 '오랑캐꽃']<74>
한 나그네가 삽짝 밖에 와서 "주인 좀 보입시다." 주인을 찾으니 나이 사오십 되어 보이는 사나이가 안에서 나오며 "무슨 일로 찾소?" 하고 나그네의 아래위를 훑어본다. 나그네가 "집 없는 과객으로 하룻밤 자자고 왔소." 온 뜻을 말하니 그 사나이가 "잘 데 없소
친구의 친구
[한윤수의 '오랑캐꽃']<73>
외국인들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일단은 좋아한다. 상대방이 나한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되니까. 필자도 외국인의 고향을 알면 좋은 점이 있다. 그 고장의 인맥을 동원하여 그와 좀 더 친해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고향 찾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