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일일이 논하고 싶지만 다른 경기 교육감 후보들이 충분히 얘기하리라 예상되므로, 정 후보가 말한 것들 중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와 관계된 명백한 사실관계의 과장과 왜곡을 지적하고자 한다.
기사에서 정 후보는 2008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지냈는데, "수석을 맡은 후 추진한 대표적인 정책이 무엇인가?"라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다"라고 대답을 했고, 해당 인터뷰 제목으로 올려지는 바람에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마치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를 정 후보가 처음 제안하고 추진하여 실현시킨 것처럼 비춰지게 오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의 말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의 뿌리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은 당시 대학 등록금 문제의 심각함을 인식하여 내부 논의를 시작해 2006년 벽두에 '등록금 후불제' 도입을 주창하였다.
이후 2009년까지 수많은 토론회와 기자회견, 서명운동 등을 통해 꾸준히 이 제도의 도입을 촉구했다. 2006년과 2007년에는 등록금 후불제 실시, 교수노조 합법화, 비정규직 교수 교원지위 인정 등을 공론화하기 위해 조합원 교수들이 직접 1000km 국토대장정에 나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필자 역시 2007년도에 이 대장정에 동참했던 기억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당시 '등록금 후불제'를 처음 입안하고 공론화 작업에 앞장선 사람이 바로 당시 교수노조 위원장이자 이번 지방선거의 또 다른 경기도 교육감 후보인 김상곤 현 교육감이다.
| ▲ '등록금 후불제'를 요구하는 대학생들. ⓒ프레시안 |
유감스럽게도 교수노조가 '등록금 후불제' 도입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초기에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교수, 대학생들 이외에는 아무도 이러한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 않았다. 이 노력의 주인공인 김상곤 후보를 제외하면 정진곤 후보를 포함하여 현재 경기도 교육감 후보로 나선 모든 후보들이 그러했다. 심지어 정 후보가 청와대 수석으로서 참여했던 현 정부여당은 2009년 초반까지도 "OECD 국가 중 사립대 다니는 사람치고 이렇게 적게 내는 곳도 없다"(2009년 3월 16일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며 '등록금 후불제는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입장을 상당 부분 고수한 바 있다.
이랬던 정부여당이 소위 '청와대 서민행보'의 일환으로 교수노조가 주장한 '등록금 후불제'의 여러 핵심적 요소를 변형·누락시킨 열화판(劣化版)을 만든 뒤 도입했다고 생색낸 결과물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인 것이다. 교수노조는 당시 이 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궁극적인 '등록금 후불제'를 향한 아쉽지만 의미 있는 중간 단계로 간주하여 일단 환영한 바 있다. 이것이 변형된 '등록금 후불제'인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가 도입된 대강의 경과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서 "귤이 회수(淮水)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橘化爲枳)고 하더니, 현 집권여당이 만든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가 딱 그 꼴이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사채놀이' 격이라고 하여 모 대부업체의 이름에 빗대 'MB앤캐쉬'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듣고 있는 것을 보는 일만도 우리는 충분히 괴롭다.
하물며 이 정책의 개척자인 김상곤 후보의 업적은 도외시한 채, 1년 전만 해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매도하던 바로 그 정부여당의 공직자로 최근까지 봉직했던 정 후보가 이 제도의 친서민적 이미지만을 자신의 과실로 선거에 이용하려는 듯한 모습에는 입맛이 매우 쓰다.
부질없는 희망인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치인 선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기를 희망한다.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신성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일을 담당하는 광역자치단체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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