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3월 미국에 방문하려 했으나 미측의 거부로 일정이 취소됐다는 보도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사실 무근이라며 중동 사태로 인한 대응 활동에 집중하느라 해외에 방문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8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조선일보>의 '미, 국정원장의 북 감시기관 방문 거부' 관련 보도는 허위이며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국정원장은 지난 3월 중동전쟁 발발 속에서 국가안보와 국익수호 및 재외국민 보호 등 대응 활동에 집중하느라 전혀 해외를 방문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미 NGA를 방문할 계획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라고 밝혔다.
앞서 <조선일보>는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해 이종석 원장이 올해 봄에 미 전쟁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방문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가 허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과 관련된 국정원 요원 수 명에 대해서는 미국 비자 발급이 제한되는 미국 입국 제한 대상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쿠팡 대응 요원과 관련해 "쿠팡을 조사한 국정원 요원들을 입국제한 명단에 올렸다"는 내용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장의 동선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고도의 보안사항으로 절대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국가안보와 국익수호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정보기관의 활동을 흔들고 저해하는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밝힌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국제사회에서 정보기관간의 교류·협력 활동은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비공개·비밀유지가 불문율이자 정보기관들 간의 비공개 합의이며, 이 원칙을 어길때 정보기관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라며 "그럼에도 <조선일보>가 한미 정보협력과 관련하여 허위와 왜곡이 뒤섞인 보도를 하고 있어 한미동맹 훼손과 국익손실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익수호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허위기사는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조선일보>의 악의적 허위·왜곡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필요한 수단을 검토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며 "국정원은 조선일보의 무책임한 국정원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지난해 가을쯤 CIA(미 중앙정보국)가 서울지부장을 통해 이 원장에게 '한국이 미·중 누구의 편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했지만, 이 원장이 '한국이 왜 한쪽 편만 들어야 하느냐'는 주장을 펼쳤다고 들었다"라며 "CIA가 이 원장을 '친중(親中)'으로 인식하면서 정보 협의체 회의 등에서 국정원을 배제하는 조짐이 나타났다"고 말해 이 원장이 중국에 경도된 인사이기 때문에 미국이 입국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6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3월경 이종석 원장이 미국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미국이 이 원장의 반미 성향 등을 문제 삼아 입국을 거부했다고 파악했다"라고 주장한 것과 유사한 대목이다.
한 의원의 주장을 두고 미국이 한국 정부 당국자의 성향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는 있지만, 동맹국의 정보 최고위 당국자에 대한 입국을 거부하는 것이 외교 관례상 가능한 일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이 원장의 미국 입국 거부 사안과 관련 "이종석 원장의 비자가 거부당했다는 건 그럴 리가 없다고 확신하고 말씀드린다. 그럴 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신문 역시 미국이 이 원장의 입국 또는 이 원장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신문에 "미국이 입국이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방문·면담 요청을 불발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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