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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협약과 'MB 공로상'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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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협약과 'MB 공로상'의 아이러니

[나고야 현지 리포트①] 한국과 일본 습지의 동병상련

유엔(UN)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가 18~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다.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가 모여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각종 환경 의제들을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4대강 사업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지난 8월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은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생물다양성 보존에 기여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로상을 수여했지만, 각국의 환경단체와 NGO들은 "4대강 사업으로 습지를 파괴한 한국 정부에게 '공로상'이 아닌 생물다양성을 해친 '회색상'을 줘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고야 당사국총회에 활동가를 파견한 녹색연합이 현지의 상황을 담은 글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현지 리포트를 총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지난 18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는 2010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BD COP10)가 진행되고 있다. 유엔(UN)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은 193개국이 당사국으로, 기후변화와 각종 개발 사업으로 인해 멸종되어가는 생물종을 보전하고, 그 구성 요소를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며,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 총회장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을 도출하기 위한 당사국 회의 뿐 아니라, 이를 모니터링 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전 세계 NGO들의 그동안의 활동과 지혜와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쉬지 않고 열리고 있다.

▲ 지난 18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10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장 곳곳의 모습. 전 세계에서 모인 정부, 국제기구, NGO들의 다양한 활동을 볼 수 있는 각종 보고서와 홍보물이 부스에 전시돼 있다. ⓒ녹색연합

생물종을 보호하고 이를 이용할 시에는 생물종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그간 우리가 '환경 보호'라는 말 속에서 쉽게 이해하고 동의한 것이다. 이를 위한 시민 홍보, 교육, 보호구역의 확대, 환경영향평가, 습지, 해양, 산림 등의 보호는 당위적으로 대부분의 당사국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들이다.

물론 보호구역을 확대한다면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놓고,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강바닥을 헤집어 놓는 4대강 사업과 같은 각종 개발 사업이야 각국의 사정에 따라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이 수두룩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생물다양성협약 총회장은 이러한 모순을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그리고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각국 정부가 홍보물과 부스로 자신들의 정책을 홍보해도, 그것에 또 다른 본질을 알리는 NGO 활동가와 지역주민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곳곳에 펼쳐진 정부와 NGO들의 보고서는 전 세계의 환경 현안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한국과 일본의 '위기의 습지들'

지난 22일, 나고야 생물다양성협약 총회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환경활동가들이 모였다. 양국의 위기에 처한 습지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공유하고,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공유하는 자리였다.

▲ 나고야 한일 습지 포럼에 참가한 양국의 환경 활동가들과 지역 주민들. ⓒ녹색연합

한국과 일본의 습지가 처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인천, 강화습지가 조력발전소로 단칼에 잘려나가는 순간 일본의 습지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의 가미노세키는 세계에서 4곳 밖에 발견되지 않은 조개가 서식하는 곳이자, 어민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삶의 방식이 남아있는 곳이다. 그런데 머지않아 그곳에 원자력 발전소가 건립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발전이 '녹색 에너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으로 이산화탄소 없는 친환경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주장이지만, 지역주민들은 원자력 발전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됨과 동시에, 오랫동안 지역사회의 역사와 함께 그들이 지켜온 삶의 방식을 내줘야 하는 위험에 처해있다.

이뿐 아니다. 일본의 3대 하천 중 하나이자, 길이만 194km에 이르고 유역 면적은 3750 km²달하는 요시노강도 위험에 처해 있다. 요시노강은 방조제를 건설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을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이 막아낸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방조제로부터 강을 지켜낸 데에는 이 지역의 생태적 가치와 희귀종이 서식하는 환경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는 방조제로부터 자유로워진 요시노강에 4개의 다리를 건설, 계획 중에 있다. 다리가 건설되면 강에서 바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강물과 바닷물의 흐름이 엇갈려 기수역(汽水域·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에 있는 갯벌이 망가질 위험이 있다.

▲ 일본의 요시노강 기수역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을 보여주고 있는 도쿠시마의 이구시마 씨.. ⓒ녹색연합

이는 한국의 4대강 공사 현장인 낙동강과 다를 게 없었다.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그 나름의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된 곳이다. 철마다 새들이 찾아오고 다양한 야생동물과 생물이 공존하는 곳이며, 문화재청은 이 지역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보호했지만 정부의 4대강 사업 앞에 힘없이 망가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환경 활동가들은 각국의 습지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공유하며 동변상련의 느낌을 가졌다.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며 방조제를 막아내고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성과를 냈지만, 다시금 개발의 광풍 앞에서 양국의 습지가 위험에 처해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물다양성총회를 개최하는 당사국 일본과, 이명박 대통령이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을 받은 한국이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5일 오전 한국습지NGO 네트워크 회원들이 생물다양성협약 총회 장소인 나고야국제회의장 앞에서 "Stop Four Rivers Project - Save the biodiversity of South Korea" 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녹색연합

남은 일주일, 우리가 생물다양성협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0년 나고야 생물다양성협약은 이제 일주일 남짓 남았다. 이 자리는 또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녹색성장 정책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데 기여했다"며 공로상을 준 주체와, 이를 비판하며 이명박 정부에게 생물다양성을 파괴한 '회색상'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논쟁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남은 일주일, 우리가 이 회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생물다양성을 둘러싼 모순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지적하고 비판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확인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나고야 총회에서 결정되는 어떤 것들이 각국의 위기에 처한 습지를 지켜내는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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