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랴! 헛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무척이나 뒤뚱거리며 허겁지겁 살아온 것 같다. 아우들아, 미안하다. 인사말도 뭐라 했는지 지금은 기억에 없다. 다만 밥자리가 끝나고 풍동의 '숲속의 섬'에 가서 술들을 마셨다. 술도 못 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웃는 일과 돌아온 갑자에 부쳐 내 스스로에게 잘 살자고 맹세하는 것뿐.
시와 그림이라는 내 일을 열심히 하고 공적인 일로는 아내를 도와 개벽적 페미니즘의 길, 즉 '마고복본'을 실천할 것.
정심봉사正心奉仕할 것.
텅 빈 마음으로 명상과 변혁을 통일하는 '요기-싸르'의 길을 걸을 것.
'흰 그늘'의 길에 끝끝내 설 것.
그뿐!
회갑 기사가 너무 싱겁다.
작년 초에 쓴 〈서쪽〉이라는 시와 〈설날 1〉을 기념으로 짚고 넘어간다.
***서쪽**
저녁이면 해가 머리맡에 탄다
서쪽으로 눕는다 매일 저녁 죽음을 연습한다
늙어 한강 건너 염하 너머 강화 숲속 어딘가 외딴 흙집에 깊이 묻히고자 묻혀 잊히고자 이리 누워 버릇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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