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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은 세월호 촛불…"박근혜도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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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은 세월호 촛불…"박근혜도 조사하라"

[현장] 제5차 세월호 촛불집회 청계광장서 열려…참사 가족 100여 명도 참석

"은화야, 민지야, 양승진 선생님!"

세월호 참사 60일째인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은화와 민지와 양승진 선생님의 이름은 이날도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지난달 24일 세월호 참사 희생·생존자 가족들이 처음 촛불 집회에 참석해 부르짖었던 이름 중 대부분이 여전히 실종자 이름으로 남아 있다. 현재 실종자 수 12명. (☞관련 기사 보기 : 3만 촛불이 눈물로 불렀다…"은화야, 민지야)

8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해 열린 제5차 촛불 집회에는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100여 명이 방문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시내 10곳에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특별법) 제정' 1000만 서명운동을 국민대책위와 함께한 후였다. 이날 서명운동에는 조희연(58) 서울교육감 당선인도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가족 100여 명은 청계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이날 3시간 동안 받은 3만 개의 서명 용지를 전해 받았다. 가족 중 상당수는 손을 배꼽 앞으로 모으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북받치듯 흐느끼는 이, 서명용지 묶음을 양팔 위에 올린 채로 어깨를 들썩이는 이들을 보며 시민들도 따라 울었다. 가족들이 무대에서 내려가기 직전, 시민들은 "1000만 서명 할 수 있다"고 외치며 가족들에게 힘을 보탰다.

▲ 14일 오후 5차 세월호 촛불집회에 참석한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이날 오후 서울 시내 10곳 등에서 받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들을 전해받고 있다. 현재까지 약 200만 개의 서명이 모인 상황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잊지 말자 세월호…1000만 서명 할 수 있다"

이날 촛불집회의 부제는 '세월호 참사의 또 다른 목격자 시민이 묻는다! 광장에서 밝히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 진상규명 시민대회'였다. 대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후 6시께 시작한 1부 대회는 시민들의 자유 발언으로 진행됐고, 2부는 진상 규명 9대 과제를 공유하고 참사를 일으킨 구조적 원인을 대책위 등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1일 행정대집행을 겪은 김영자 밀양 상동면 주민의 발언을 들으며, 시민들은 여러 차례 지지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씨는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건설의 배경인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어 설명했다. 선박 연령을 늘리는 규제 완화 이후 세월호 참사가 난 것과 유사하게 "온갖 규제를 다 풀어 기존 30년 수명을 연장해 37년째 쓰고 있는" 고리 1호기 등 원전이 국민 안전을 매우 위협한단 얘기다.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한 행정대집행 이후 더욱 커진 마음의 상처 또한 그대로 드러났다. 김 씨는 발언 내내 굵은 눈물 방울을 흘리며 "집에 있는 개도 이런 취급은 안 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들은 우리보고 전문 시위꾼이라지만 우리는 전문 농사꾼"이라며 "(그런) 우리에겐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줄 국가가 없다"고 말했다.

▲ 집회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온 김영자 밀양 상동면 주민이 연대하는 시민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국정원, 경찰 모두 조사해야"

"강력한 기억 투쟁을 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2부 시민대회에서 발언자로 나선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의 이준식 운영위원(역사정의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월드컵 홍보에 열심히 나서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세월호와 관련된 각종 기록을 수집하고 있으니 함께해달라"고 제안했다.

진상규명국민참여위원회가 추린 세월호 10대 의혹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들은 해경이 왜 승객들을 먼저 구조하지 않았는지, 각종 교신 내용은 왜 공개되지 않는지, 국정원과 청와대는 정확히 언제 참사 발생을 알았는지, 피의자 신분의 이준석 선장을 박 모 경사 아파트에 데려간 이유와 당시 아파트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삭제된 이유 등을 언급하며 "박근혜와 국정원과 경찰 모두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대책위 존엄안전위 소속 박준도 씨는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을 3가지로 정리해 보이기도 했다. 그가 정리한 근본원인은 △선박 연령 규제 완화 △ 운항관리 외주화 △ 선주 양벌 규정 완화 등이다. 그는 "정부와 국회가 이렇게 유병언이랑 괴물을 만들었다"며 "우리는 운이 좋아 살아남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4월 16일에 살아남은 우리가 손잡고 이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이날 시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여 명(경찰 추산 1200여 명)이 참가했으며 대회 이후 별도의 행진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날 대회 사회를 맡은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대신 나누어드린 봉투를 들고 거리로 나가거나 동료, 이웃을 찾아가 달라"고 부탁했다. 참가자들에게 하나씩 전달된 '노란 리본 봉투' 안에는 총 20명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용지가 들어 있었다. 지난달 초부터 받기 시작한 서명은 현재 200만을 넘은 상황이다.

국민대책위원회는 오는 19일에는 최초로 '전원 구조' 오보를 한 문화방송(MBC) 앞에서 특별 촛불 집회가 열리며, 다음 주 토요일에 역시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한 장의 힘 시민대회'라는 이름의 촛불 집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으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연행된 69명 중 정진우(45) 노동당 부대표 등 2명이 집회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13일 영장이 발부돼 경찰에 구속됐다. 당일 집회를 주최했던 '청와대 만민공동회'는 "경찰이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법은 집회시위에관한법률밖에 없는데도 무리한 구속수사를 하고있다"며 "형사소송법 198조가 불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함에도, 사실상 수사를 처벌로 악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 14일 오후 세월호 국민대책위원회는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서울 시내 10곳 등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조희연 서율교육감 당선자 또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 서명운동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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