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공정위 신고 사건에서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갑작스럽게 새로운 염지 방식(텀블러 방식)을 도입한다면서 가맹점의 동의 없이 한 마리당 660원의 임가공비를 가맹점에게 부담하도록 한 것이 불공정거래 행위라고 공정위에 신고된 것이다. 참고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는 육계(생닭) 업체로부터 육계를 마리당 3000원 정도에 공급받아서 가맹점에는 5000원 정도에 공급하며 그 차액을 로열티(가맹비)로 취하고 있다. 따라서 매출 증진을 위해 새로운 가공 방식을 채택하였다면, 가맹 본부와 가맹점이 임가공비를 적절한 수준으로 분담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데, 추가로 발생한 임가공비용을 가맹점에게만 부담케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조사 종결 처분을 받고나서 별도로 진행 중이었던 민사소송에서 피신고인이 제출했던 '임가공비 지급 계약서'는 위조라는 사실이 필적 감정 결과 밝혀지게 되었다. 신고인이 계약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을 하면, 신고인에게 같은 내용을 직접 적어보라고 해서 필적 위조 여부를 조사관이 스스로 판단해보면 될 것이고, 만약에 스스로 판단이 어렵다면 외부에 필적 감정이라도 의뢰해서 위조 여부에 대한 판단을 했어야 할 것 아닌가.
공정위 사건은 현행 제도상으로는 직권주의를 택하여, 공정위가 불공정거래인지 여부에 대한 자료를 스스로 수집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적으로 직권에 의한 사실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실에서 공정위 신고를 해보면 담당 조사관들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입증할 자료를 신고인에게 요청한다. 신고인이 자료가 없다고 하면, 증거가 부족하여 판단할 수 없다면서 조사 종결 처리를 해버린다. 그런데 불공정거래 사건에 있어서 필요한 자료가 과연 누구한테 있겠는가. 불공정거래 행위를 기획하고 실행한 당사자는 피신고인이므로 피신고인에게 모든 증거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현행 공정거래 사건 처리 절차는 불공정거래 행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너무나 불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우선 필요한 제도 개선은 신고인의 진술권 보장, 피신고인이 제출한 서면 및 자료에 대한 열람 등사권 보장, 조사 종결 또는 무혐의 처분시 이유 통지 및 이에 대한 재판상 불복 절차 도입 등의 신고인 지위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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