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일 직장인들도 양복에 넥타이 메고 땀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이제 그들은 편안하게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로 출근하고 오르막 고개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바로 페달을 밟아서 모터가 구동되는 페델릭(Pedelec)과 모터로만 운행되는 전기자전거(E-Bike)를 타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대부분의 전기자전거는 페델릭이다. 한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70∼80㎞에 달하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다.
이런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독일 거리에서 갈수록 자주 눈에 띈다. 동시에 독일 자전거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비록 독일에서도 자전거로 출근하는 것이 아직 안전하지는 않지만 생각의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최근 뮌헨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전기자전거의 날’ 박람회에서도 나타났다. 방문객들은 다양한 전기자전거들을 빌려 타 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회사와 직장인들에게 전기자전거 임대서비스를 하는 기업인 잡라트(Jobrad)가 참여했다. 잡라트는 이미 독일 전역에서 1500명 이상의 고용주들에게 전기자전거 임대서비스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거의 1년전부터 독일 닥스(DAX) 상장기업의 직장인들은 업무용 전기자전거를 임대할 수 있고 원할 경우엔 가족들을 위한 전기자전거도 임대가 가능하다.
마르쿠스 봐그너 잡라트 프로젝트팀장은 “임대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서 직장인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도 보호된다”고 말했다.
또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직장인들은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비싼 전기자전거를 구매하는 가격과 비교해서 20~40%를 절약해 임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독일의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SAP에서 일하고 있는 1만7000명의 직원들 중에 1100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봐그너 팀장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에게도 이 임대서비스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있다.
또 올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캠페인을 시작한 독일자전거협회(ADFC) 역시 고무적인 변화로 생각하고 있다.
슈테파니 크로네 ADFC 대변인은 “사람들이 자동차 운전 마니아에서 전기자전거 마니아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만약 더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의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전기자전거의 장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면 이미 많은 것을 얻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독일에서 직장인의 10% 정도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최근 자료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출근길의 일부분을 자전거를 타는 직장인의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타고 가는 거리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독일의 자전거 제조업체 역시 이런 변화로부터 많은 이득을 얻고 있다. 지난해 일반 자전거와 전기자전거로 올린 매출액이 24억유로(3조 2천억원)로 약 12%나 증가했다. 독일에서 판매된 약 435만대 자전거에서 8대 중 1대는 전기자전거였다.
자전거산업협회(ZIV) 관계자는 “옛날에는 전기자전거가 단지 나이 많은 사람들이 타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차 젊은 사람들과 스포츠 동호인들이 전기자전거를 타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악용 전기자전거가 무척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베 크뤼거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도시 인구과밀지역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역시 전기자전거는 적절한 자동차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독일에선 전기모터가 없는 일반 자전거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동수단이다. 한 보험회사 사장은 시내 중심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할 때 검은색 리무진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간다. 왜냐하면 그것이 뮌헨과 같은 대도시에서 이동할 때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ADFC 대변인은 “아직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에 열광케 하기 위해선 연방과 주, 지자체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자전거도로와 잘 마련돼 있는 주차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독일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거의 50%는 아직 자전거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1000유로(130만원)짜리 전기자전거를 공사장 울타리 같은 곳에 묶어 놓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에서 전기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로 분류돼 16세 이상만 허용된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만 전기자전거를 탈 수 있다. 자전거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 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다. 또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없다. 일반 자동차와 뒤섞여 도로에서만 주행이 가능하다. 유럽, 일본, 중국에서는 전기자전거를 일반 자전거와 동등하게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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