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고려인 4세 장아나스타시야라고 합니다.
5년 전에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와서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국에서 공부를 할 때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고, 고려인들이 교육받기에도 좋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배우고 가야 했기 때문에 저는 나이보다 두 학년을 낮춰 입학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들보다 나이가 많은 점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것이 창피했습니다.
두 학년을 낮춰 들어갔지만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수업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잔 적이 많았고, 무엇보다 답답함을 가장 많이 느꼈습니다. 이때 저는 굉장히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한국에 적응하고자 노력했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웠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제가 고려인이라는 것을 못 알아볼 정도로 한국말을 잘하게 되었고, 얼마 전에는 한국어능력시험에서 6급이라는 성적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물론 한국에서 끝까지 적응을 못 해 다 포기하고 공부도 제대로 안 하는 고려인 친구들도 있지만 반면에 한국어를 더 잘 알고 싶고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도 경제적인 문제들로 인해 대학교에 진학을 못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대학교에 진학하지 못 하기 때문에 전학비자를 못 받고 한국을 떠나야 하는 고려인들이 있습니다. 제 친구와 후배들 중에서도 고려인 4세라는 이유만으로 공부에 뜻을 잃고 포기해야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공부했던 친구들도 언제 한국을 떠나야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공부를 포기하게 됐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다른 고려인 청소년들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려인 4세가 만19세가 되면 외국인으로 분류돼 한국을 떠나야 하는 재외동포법 시행령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많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위해 고려인특별법을 개정해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에서 꿈꾸고 그 꿈을 이루고 싶은 우리에게 이 문제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려인들 중에 많은 분들은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대학을 졸업해 의사가 돼도 그 나라에서 월급을 10~20만 원밖에 못 받기 때문에 제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힘들게 돈을 벌고 한국에서 적응하려는 마음이 큽니다. 이러한 우리의 처지와 사실을 잘 모르고 우리를 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려인과 한국인은 같은 민족입니다. 이번 9월 17일 고려인 대회의 제목이 '함께 부르는 고려 아리랑'인 만큼 우리는 '아리랑'으로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가 아리랑을 배우고 할머니에게 아리랑을 불러드렸을 때, 할머니께서 우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려인 역시 '아리랑'이라는 우리 민족의 노래를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이런 고려인들을 이해해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