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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목례, 억장이 무너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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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목례, 억장이 무너지는 이유

[기고] 일본은 식민 수탈도 모자라 한국전쟁의 뿌리였는데...

브루스 커밍스 미 시카고대 석좌교수의 최근작 <한국전쟁>을 보면, 커밍스가 한국전쟁의 시작을 일제의 만주침략(1931년 만주사변)으로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밍스에 따르면 만주를 침공하고 이듬해 만주국을 세운 일제에 의해 한국전쟁의 씨앗이 배태됐다는 것이다.

분단 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지배한 김일성 등 파워 엘리트들은 항일무장투쟁을 하며 일본군과 만주군과 식민지배 하에서 출세를 위해 황군과 만주군이 됐던 조선인들에게 쫓겨다닌 원한을 뼛속 깊이 새겼다. 반면 항일무장투쟁과 독립운동을 하던 조선인들을 살해하고, 고문하고, 토벌하던 조선 출신의 황군과 만주군은 대한민국의 지배자들이 됐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배자들과 대한민국의 지배자들은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수들이었다. 한국전쟁은 일제에 의해 예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한국전쟁의 원인은 다양할 것이고 어떤 것이 지배적인 요인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구구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배자들과 신생 대한민국의 지배자들은 식민 시기 일제에 대한 입장과 태도에서 정 반대편에 있었고, 그들이 서로를 향해 지니고 있었던 적대감과 혐오감과 증오심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서로를 증오하다 못해, 서로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하는 지배자들이 다스리는 나라들 간에 전쟁(더구나 그것이 내전의 성격이 짙다면)의 발발 가능성은 높을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이 바로 그렇다.

일본은 한반도를 무력으로 강탈한 후 36년간 가혹하기 이를데 없는 경제적 수탈과 정치적 탄압을 한 것도 모자라 분단의 원인을 제공했다. 분단은 내전으로 이어졌다. 한국전쟁은 남과 북 모두에 헤아릴 수 없는 손상을 안겼고, 전쟁의 후폭풍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민족에게 일본은 도저히 용서하기 어려운 전범국이다.

그런데 그런 일본의 수상이자, 1등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이고, 전쟁범죄를 극구부인하며 전쟁할 수 있는 일본 건설에 매진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자유한국당의 대표인 홍준표가 만나 공손히 목례를 하는 장면이 찍혔다. 말문이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자유한국당의 정신적 뿌리와 사상의 거처가 어디에 있는지를 홍준표의 목례 사진처럼 극명히 보여주는 증거도 없을 성 싶다. 제 민족에 대한 애정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은 극우정당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정당이다. 이런 정당이 제1야당이라는 사실이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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