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일정 중 괴한에게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정맥 손상 의심으로 서울 소재 병원에 긴급 후송돼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진에 따르면 현재 환자 상태는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 자칫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서울대병원 후송 후 신속하게 수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다만 '부산대병원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의료행위의 구체적 내용은 의료진들의 의견이 나오면 알려드리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방문일정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5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려 폭 1센티미터의 상처를 입었다. 부산대병원에서 간단한 처치를 받은 이 대표는 바로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식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부산 일정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으나 피습으로 인해 이후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이 대표와 함께 일정을 수행 중이던 최고위원들도 급히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복귀했다.
최고위원들은 상황에 대해 문 전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로 설명했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쾌유를 빈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먼저 "대표의 상태는 어떻느냐"고 물은 뒤, "지금은 대표를 모시고 가서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일에 최선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저야말로 너무 걱정이 돼서 지금 바로 가려던 참이었는데 서울로 간다고 하니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위해 집중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민주주의 파괴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권 수석대변인은 "괴한에 의한 피습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면서 "어떠한 추측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들도 이 대표의 쾌유를 빌며 이번 사건에 대한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날 이 대표 피습 사실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SNS에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썼다.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등 '원칙과상식' 의원들도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서받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붙잡힌 용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해 이와 같은 폭력행위가 다시는 우리 정치와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를 습격한 신원 미상의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부산경찰청에 즉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이 대표 피습 사건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철저하게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수사하고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상처 자체가 큰 것은 아니나, 피의자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급소인 목을 찔렀다는 점에서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흉기로 목을 찌른 행위는 살인미수다. 이런 범죄에는 반드시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선거가 가까워지고 있으니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겠고 당에서 챙기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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