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를 만취하게 한 후 성범죄 누명을 씌어 15억 원을 뜯어낸 공무원 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50대)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공범 B(50대·여)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른바 ‘꽃뱀’ 역할의 여성들을 동원한 뒤 술에 취한 피해자가 성범죄를 저질러 형사 합의가 필요한 것처럼 위장해 금품을 갈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A씨는 피해 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범행을 부인하는 등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반면, B씨는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7500만 원을 변제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 등은 2012년 3월 직장 동료인 C씨를 한 식당으로 불러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시도록 한 이후 C씨에게 "술자리에 동석한 여성이 성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려 한다. 이를 무마하려면 합의금을 전달해야 한다"고 속여 9억8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또 2017~2018년 C씨를 식당으로 불러 같은 수법으로 재차 범행한 뒤 "미성년자 부모에게 연락이 와서 자녀가 성폭행당했다고 말했다.
10억 원을 요구하는데 안 해주면 감옥에 가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해 6억6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았다.
A씨 등은 피해자가 평소 술을 마시면 기억을 잘하지 못하고 여성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점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