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의 다회 헌혈자가 헌혈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미국에서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는 이색 켐페인을 펼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자치도 남원시 동문로에 주소를 둔 박용수씨(64)이다. 그는 지난 2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크사이드 엘시노아 스카이다이빙 드롭존에서 '생명을 살리는 사람, 바로 우리'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몸을 허공에 던졌다.
하늘을 가르며 펼쳐진 메시지는 캠페인의 의미를 더욱 극적으로 전달했다. 한쪽 눈을 실명한 60대의 스카이다이빙 시도는 두려움을 떨친 용기로 잘 극복했다.
그가 발을 땅에 딛는 순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미국인들은 "와우, 유 디드(You did)"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곧바로 현장은 축하와 응원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용기입니다. 그 용기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도전했습니다."

박씨는 "헌혈은 작은 행동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큰 기적이 된다"며 "사람들에게 이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전달하고 싶어 스카이다이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헌혈에 진심인 '다회 헌혈자'이다. 이 배경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다. 그는 14년 전에 중심망막 동맥 폐쇄로 오른쪽 눈을 잃었다. 한쪽 눈이 실명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세상이 완전히 끝난 것과 같은 어둠의 고통을 느꼈다.
절망의 심연(深淵) 속에도 희망은 있었다. 우연히 헌혈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남을 돕는 일의 보람을 느끼며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헌혈하는 변화로 자신을 이끌었다.
"그 뒤로 백혈병을 앓는 어린이나 혈액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꾸준히 헌혈증서를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헌혈은 벌써 200회를 넘어섰고 박씨는 열정적인 '헌혈 홍보대사'가 됐다.
20여년 동안 주류도매업을 해온 박씨는 현재 은퇴 후 주기적으로 헌혈과 기부를 위한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지역 혈액보유량은 18일 현재 5.3일분으로 간신히 적정 보유량을 유지중인 상태이다.
박씨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앞으로도 헌혈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씨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헌혈을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석 대한적십자사 전북특별자치도혈액원 원장은 "오른쪽 눈의 동맥혈관이 70%가 막혀 실명에 가까운 상황임에도 생명나눔 헌혈에 앞장서고 계셔서 박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꾸준한 헌혈을 위해 몸을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도 챙기 되었습니다. 헌혈증서로 어려운 사람들도 도울 수 있게 되었으니 제가 감사할 따름이지요. 헌혈은 정말 좋은 봉사입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헌헐 봉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