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엇갈리는 주장, ‘새만금 신항’이 갈라놓은 전북 정치권
전북 정치권이 또다시 분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새만금 신항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정치적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택 의원과 신영대 의원이 정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맞서고,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중립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조정력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만금 신항 운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김제·부안)은 전북도의 중립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이 의원은 “전북도가 군산시의 '원 포트(One-Port)' 전략을 해양수산부에 전달하면서 김제·부안이 참여하는 새만금특별자치단체 발족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북도가 특정 시(군산)에 치우친 입장을 보이며 지역 간 형평성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반면 신영대 의원(군산)은 새만금 신항과 군산항을 연계해 운영해야 한다며 ‘원 포트’ 전략을 적극 지지했다. 신 의원은 “새만금 신항은 애초에 군산항의 부속항으로 기획된 사업이며, 군산과 연계해 발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두 의원의 입장 차이는 새만금 개발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두고 대립하는 것이어서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운 구조다.

김관영 도지사의 ‘중립’은 실효성 있나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새만금 신항 문제와 관련해 “전북도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겠다”며 갈등 조정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새만금특별자치단체 발족이 무산된 상황에서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새만금 SOC 예산 복원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예산 복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당시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새만금 예산 삭감은 국가 폭력"이라며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전북 정치권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보다 내부 조율에 실패하며 스스로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팀 전북’은 어디로?
전북 정치인들은 선거철마다 ‘원팀 전북’을 외치며 지역 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각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운 갈등이 반복되면서 전북 정치권이 스스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새만금 신항처럼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내 갈등이 깊어질수록,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줄어들고 전북이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전북 정치권이 ‘원팀’이라는 구호에 걸맞은 협력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면, 지역 발전은 또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 "정치적 합의 없이는 새만금 개발도 없다"
전북 정치권의 분열이 새만금 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행정 및 경제 전문가들은 "새만금 신항 문제는 단순한 지역 개발 논쟁이 아니라, 전북의 경제적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정치권이 내부 갈등을 계속해서 확대하면 중앙정부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지고, 예산 확보와 사업 추진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원들이 협력하지 않고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면, 기업 유치와 산업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전북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공통된 전략을 마련하고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원팀 전북’이라는 구호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전북 정치권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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