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콜드플레이, 공연 수어통역사 농인·성소수자 혐오표현에 유감 표하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콜드플레이, 공연 수어통역사 농인·성소수자 혐오표현에 유감 표하라"

내한공연 참여 수어통역사가 성소수자 차별 표현 사용…"책임자 공식 사과해야"

10일간 총 30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내한공연을 펼친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공연 과정에서 농인 성소수자 혐오표현이 나온 것과 관련해 농인 성소수자 단체가 콜드플레이 측을 향해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밝히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한국농인LGBT+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콜드플레이 공연에 참여한 수어 통역사가 성소수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지적하며 "수어 통역 과정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수어 표현이 사용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수어통역사 A는 크리스 마틴의 발언을 통역하는 과정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을 각각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 간의 성행위로 묘사하는 수어로 표현했다"며 "이 표현은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왜곡하고 모욕하는 명백한 혐오 수어"라고 비판했다.

이어 A 수어통역사가 '이반'이라는 한국어 단어를 바탕으로 농인 성소수자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사용돼 온 암호적 표현을 사용했으며, 세 번째에 이르러서야 대안수어를 사용해 통역했다고 비판했다.

함께 공연에 참여한 B 수어통역사에 대해서는 "과거 성소수자 행사에서 수어 통역을 맡았던 경험이 있음에도 이번 공연에서 사용된 혐오 수어를 방관하며 이를 바로잡을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 당사자 앞에서는 대안수어를 사용하며 포용적인 척하지만, 농인 성소수자가 없을 것 같은 곳에서는 노골적으로 혐오 수어를 사용하는 수어통역사들의 이중적이고 차별적인 태도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콜드플레이의 보컬이자 프론트맨인 크리스 마틴은 전날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내한 공연 2회차에서 "콜드플레이가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에는) 대통령이 없다"며 "물론 나는 여러분이 왜 대통령이 필요한지 이해한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지만 말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합뉴스

한국농인LGBT+는 "콜드플레이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키가 크든 작든, 부자이든 아니든,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누구든지 함께 평화롭게 모여 노래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모든 사람이 환영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무대에서 전했다"면서도 "콜드플레이 행보와 달리 이번 내한공연 수어통역에 참여한 모든 통역사들은 농인 성소수자에 대한 기본적 존중과 인권 감수성조차 결여된 상태로 무대에 올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콜드플레이 측에 △내한공연 중 발생한 성소수자 혐오수어 사용 문제를 인지하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할 것 △향후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수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적·비언어적 통역체계에 성소수자 인권감수성을 반영하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자의 공식 사과와 함께 후속 조치 계획을 투명하게 공유할 것 등을 요구했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여섯 차례 내한공연을 펼쳤다. 회당 5만명씩 총 30만 명이 운집한 이번 공연은 역대 내한공연 중 최대 규모, 최다 회차,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티켓 수익금 일부를 환경 사업에 쓰고, 공연장에는 신재생 에너지 플로어와 친환경 자이로밴드 분리수거 등을 적용했으며,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무지개 깃발과 장애 관객을 위한 수어통역사 등 포용적 가치관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