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부산 보수정계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9일 오후 부산을 방문하는 일정을 취소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김 후보는 당초 9일 오후 부산을 찾아 당원 간담회를 갖고 가덕도신공항, 북항재개발 현장 등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후보 일정이 공지된지 약 5시간 만에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일정이 취소됐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김 후보가 대선에서 지역 일정을 취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후보는 앞서 지난 6일에도 후보 선출 이후 첫번째 지방 일정으로 대구와 부산 등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첫번째 일정은 '경주 회군'으로 중단됐다. 단일화를 설득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대구로 향하자 김 후보가 경주에서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한 것이다.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며 중앙선대위 구성이 지연되자 지역에서도 스텝이 꼬였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10일 부산선대위 출범을 예고했지만 인선을 확정하지 못했다. 6선 조경태(사하.을), 4선 김도읍(강서), 이헌승(부산진.을)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 중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사실상 백지 상태'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부산시당은 내부적으로 친한계를 포함한 원팀 기조로 선대위를 꾸린다는 방침이지만 친한계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최종적인 결정은 중앙당에서 하게 되는 만큼 선대위 인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렇듯 당이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부산 지역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한 시민은 "국민의힘이 집안싸움만 하며 후보만 내면 찍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부산에 표를 맡겨놓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정재현 씨는 국민의힘을 향해 "대권보다는 당권에 더 관심이 있는것 같다"라며 "어차피 질 선거라고 생각한다면 후보조차 내지말라"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지방 일정을 취소한 김문수 후보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꽃다발을 건네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듯 했던 총회는 김 후보가 '강제 단일화 거부'라는 폭탄 선언과 함께 퇴장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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