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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와 상반되는 '국가○○기도회'…제대로 된 평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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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와 상반되는 '국가○○기도회'…제대로 된 평가 필요한 때

'과거 독재자를 위한 기도회'비판에 한 때 '폐지 청원' 제기도

나라가 '어려운 때'라며 일부 개신교 목회자를 중심으로 국가를 위한 '조찬기도회'나 '비상기도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과 함께 국민정서와 상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8시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A교회에서는 '국가긴급비상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일부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기도회가 열렸다.

이 기도회에는 기독교계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일부 목회자를 비롯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국면에서 '탄핵반대' 선봉에 서 있던 손현보 목사도 함께 했다.

또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역시 이 기도회에 참석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우리 민족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왔다"고 강조하면서 "벌써 대선이 10여 일 남짓 남은 이 시점에, 이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성도들과 함께 기도했다"고 강조했다.

조배숙 의원은 이어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라는 신약성서 야고보서 5장 16절 말씀을 신뢰한다"고 적고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우리의 간구와 중보가 이 나라의 회복으로 이어지길 믿는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지도자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조배숙의원 SNS

이에 앞서 12.3비상계엄이 선포되기 10여 일 전인 지난해 11월 22일에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는 '국가를 위한 조찬기도회'가 열렸었다.

이날 조찬기도회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지금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직권남용, 군형법상 반란'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안수 전 육군창모총장 등이 참석했는데 박 전 육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의 강력한 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 순서를 맡았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로부터 "잘하면 대통령 되겠어"라는 말을 들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으로 개회사를 맡았으며 조배숙 의원 또한 국민의힘 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를 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은 "대한민국 상공에 검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지만 교회와 국민 모두가 회개하고 기도에 힘쓸 때 희망이 있다"는 내용의 설교를 했다.

이에 대해 많은 개신교 신도들은 그 날 김 목사가 말한 '대한민국 상공에 검은 구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여기에 안주할 수 없다. 후반기 국정을 출발하며 양극화 타개를 위해 전향적 노력을 펼치겠다. 가만히 앉아 있는다면 국가는 발전할 수 없다.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하고 힘을 보태주시면 구조개혁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해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4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고 "개혁은 쉽지 않지만 국가미래를 지키는 소명"이라면서 "성도 여러분들의 기도와 마음을 모아 개혁의 완성을 위해 함께 해 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열 하루 뒤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 것은 물론 대한민국을 수 십 년 퇴보시킨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당시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표방했던 메세지는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시고 회개를 통해 이 땅을 회복시키며 대한민국이 연부년(해마다) 부흥하게 하옵소서"였다.

그동안 개신교계에서는 일부 목회자를 중심으로 그동안 중요한 시기마다 '독재자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 왔다는 비판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광장에는 '국가조찬기도회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과 '대통령이 조찬기도회에 참여하지 말라'는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왜냐면 "국가조찬기도회가 과거 독재와 군사정권에 대해 쓴소리는 커녕 독재자를 위해 복을 빌고 아부했던 개신교의 민낯이기 때문에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가비상시국'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갖는다는 국가를 위한 기도회가 정작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렸는지, 이제라도 제대로 된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4년 11월 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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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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