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21대 대선이 남긴 것…혼돈의 정치·실종된 정책·보수의 大분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21대 대선이 남긴 것…혼돈의 정치·실종된 정책·보수의 大분열

12.3 친위 쿠데타로 시작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모의가 6개월만에 새로운 정부의 탄생으로 귀결됐다.

혼돈의 180일 동안 대한민국의 정치는 미증유의 '격랑'을 헤쳐 나오는 장구한 모험과 도전의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전에 보기 힘들었던 '막장 경선'과 코미디에 버금가는 정치인들의 '실언', 자칭 보수세력의 대 분열 등은 이 시대가 남긴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21대 대선은 유권자들에게 ‘정책’이란 단어를 잊게 만들었다. 언론은 미래 비전이나 구체적 공약 대신, 오직 '그들만의' 후보 단일화 이슈에만 매달렸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정책 논의는 뒷전이었고, 단일화 논란만이 언론과 여론을 지배했다. 유권자들은 실질적 선택의 기준을 잃고, 정치공학적 셈법만 남은 선거판을 지켜봐야 했다.

국민의힘의 경선 과정은 ‘막장 드라마’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혼란스러웠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네거티브와 인신공격이 난무했고, 급기야 새벽 시간에 기습적으로 후보를 교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 지도부가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를 강제로 교체하는 과정은 ‘친위쿠데타’ ‘역모’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내 경선 탈락자들도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 “정당 민주주의의 파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뿐 아니라 선거운동 전반에서도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 후보 교체, 단일화 갈등, 메시지 혼선 등 크고 작은 실수가 이어졌다.

지도부와 후보 간 소통 부재, 전략 부재가 반복되며 당내 인사들조차 “이것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국민의힘이 아니다”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은 극심한 분열을 겪었다. 경선 과정의 혼란과 지도부의 강압적 결정은 보수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졌다. 당 내부에서는 소위 친윤계와 친한계로 나뉘어 갈등을 증폭시켰고 당 밖에서도 정통 보수 인사들은 지리멸렬한 국민의힘 갈등에 하나 둘 등을 돌렸다.

반면, 진보 진영은 상대적으로 결집된 모습을 보이며 조직력을 과시했다. 국민의힘의 내홍과 달리, 민주당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후보 단일화와 선거 준비를 마쳤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일찌감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이번 대선은 준비가 되지 않은 구 여권의 갈팡질팡한 모습에서 정작 정책은 실종되고 국민 사이의 갈등만 증폭시킨 선거로 남게 됐다. 공약이나 비전, 책임정치 대신 정당의 권력투쟁과 정치공학만이 남긴 채 정치에 대한 환멸만 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의 학계 관계자는 "정당의 본령은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오로지 권력 쟁취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약과 정책 대신 권력 다툼, 단일화, 막장 경선만 남은 이번 선거가 남긴 교훈은 정치가 국민을 잃으면, 결국 정당도 미래도 잃는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