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개인 휴대폰 외에 대통령실 내선 번호를 이용해 집무실에서 직접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향신문>은 4일 "이른바 'VIP의 격노설'에서 대통령실 내선 번호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건 장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용 공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윤 전 대통령이 발신자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VIP 격노설' 당일인 2023년 7월31일 '02-800-7070'으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발신 장소가 윤 전 대통령의 사용 공간인 부속실 혹은 집무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화를 건 시각이 오전 11시54분으로 근무 시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전 대통령 본인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 7월 31일은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분야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린 날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채상병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VIP' 격노설'이다.
이 장관은 이날 회의 끝 무렵인 오전 11시 54분 대통령실이 사용하는 '02-800-****'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2분 48초간 통화했다. 이 장관은 해당 전화를 받은 뒤 박진희 군사보좌관의 전화로 김계환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채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박 보좌관은 이첩 보류 지시 2시간여 뒤 임기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직접 통화를 했다.
이에 채상병 사건을 두고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국방부 장관실과 국가안보실이 직접 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윤 전 대통령 연루 의혹이 일었다.
윤 전 대통령은 'VIP 격노설' 이틀 뒤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보직해임된 지난 2023년 8월 2일에도 이 전 장관과 총 세 차례 통화했다. 이때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쓰던 핸드폰을 사용해 직접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채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7~8일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대통령실의 협조를 받아 통신 서버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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