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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광주 시내버스 총 파업…출근·등굣길 시민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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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광주 시내버스 총 파업…출근·등굣길 시민들 '발 동동'

광주시 오전 5시 안내문자…파업 사실 몰라 정류장에서 애타게 기다려

"10분이면 오던 버스가 20분이 넘어도 안 와요…택시라도 불러야겠네요."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11년만에 5일 새벽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 가운데 이를 미처 모르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노출됐다.

이날 오전 7시 광주 남구 대주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는 이곳을 지나는 대촌 170번과 진월 177번 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고, 일부는 택시호출 앱을 켜고 발을 동동 굴렀다.

살레시오여고 2학년 김모 학생은 "20분 넘게 기다리는데도 버스가 안와서 당황스럽다"며 "지각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초조해했다.

결국 학생은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학교로 갔다. 버스 파업 소식에 아에 체육복을 입고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5일 남광주 지하철역 인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한 시민은 손을 뻗어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2025.06.05ⓒ프레시안(김보현)

정류장의 버스 도착 안내판에는 평소 12~18분 간격으로 운행되던 진월17번 버스의 대기시간이 이날 50분으로 떠 있었다. 비교적 배차간격이 짧은 일부 노선은 10~20분 사이를 유지했지만, 결행된 노선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정류장 의자에는 60~70대 어르신들이 영문도 모른 채 계속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꺼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던 박상호씨(70대)는 "평소 타던 버스가 올 생각을 안 한다"며 "왜 안 오는지를 모르겠다"고 혀끝을 찼다.

광주시가 보낸 파업 관련 재난 안내 문자는 이날 오전 5시에야 발송됐다. 정류장에는 '시내버스 파업 운행 지연'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지만, 시민들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듯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안내문에는 "도시철도 증회 운행, 택시 확대, 비상수송대책본부 운영 등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정보인 '내 버스가 오는지, 안 오는지'는 현장에서 쉽게 알기 어려웠다. 확인을 위해선 전화나 인터넷 접속을 해야 하는데 고령층의 불편함이 컸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선 "파업을 한다더니 진짜인가 보다", "임시 버스라도 좀 다녔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이어졌다.

▲5일 광주 남구 대주아파트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에서 승하차 하고 있다.2025.06.05ⓒ프레시안(김보현)

일부 시민들은 평소 타던 시내버스를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을 찾았으며, 택시를 타려던 시민들은 택시마저 쉽게 잡히지 않아 애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씨(50대)는 "광천동 버스터미널을 지나왔는데 시내버스가 없어서 그런지 택시 승강장 두 곳에 줄이 길게 늘어섰고, 대기 중인 택시도 없었다"고 전했다.

남광주 역무원 A씨는 "시내버스 파업에 평소보다 2대가 증편됐다"면서 "하차승객이 많은 역인데 오늘 따라 승·하차 승객 모두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시내버스 총 파업이 결정되자 비노조원 운전기사 1000여명을 투입해 시내버스 약 700대(70%) 수준을 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촌170번·진월 177번 등 배차 간격이 긴 8개 노선은 전면 중단됐다.

▲5일 출근길 시민들로 혼잡한 진월17번 버스.2025.06.05ⓒ프레시안(김보현)

파업 첫날 시민들은 도보 이동, 지하철·승용차 이용 등으로 하루를 버텼지만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퍼지고 있다.

버스기사 B씨는 "이대로라면 출퇴근은 물론이고 버스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조도 회사도, 시도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 협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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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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