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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님, 유민 아빠입니다…진실을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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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님, 유민 아빠입니다…진실을 찾아주세요"

[세월호 참사 공동기고 ①] 李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약속한 세월호 진상규명, 그리고 남겨진 과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지난 10년간 박근혜, 문재인 정권에서 국가조사위원회인 특조위, 선조위와 사참위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몰 원인 미상' 그리고 구조 방기의 이유도 모름, 또한 책임자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 세월호 11주기, 여전히 세월호의 진실은 침몰 상태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이재명 정부가 준비하는 세월호 진상 규명의 여정에 보탬이 되고자 세월호 유가족들과 세월호 활동가들이 진상 규명의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편집자

취임하던 날, 저는 '역시 이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1년 지난 지금, 세월호 진상규명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님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하지 않는다면 생전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볼 수 없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세월호 진상규명을 해야 했었을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심지어 우리 유가족들은 세월호 대통령을 자처한 문 대통령의 집무에 방해될까봐 광화문 광장에서도 모두 철수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답답했지만, 그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 생각하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650만 대한민국 국민이 서명한, 제가 광화문에서 46일간 단식을 하며 찾고 싶었던 진실에 대한 열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갔습니다.

속상한 것은 10년이 지나는 동안 국가조사기구인 특별조사위원회와 선조위, 사회적 참사특별위원회가 구성되었지만, 명확한 침몰원인도 구조하지 않은 이유도 밝혀내지 못했으며 책임자처벌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때마침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검찰총장 윤석열의 지휘하에 이루어진 세월호 특수단에서 모든 것을 무혐의 내려버림으로서 세월호는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이번 기회에 부디 진상규명이 확실하게 이루어져 우리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활동가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제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저는 2014년 참사 당시 팽목항에서 발을 동동구르며 유민이를 기다렸는데, 그 때 아무도 구조하지 않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민간잠수사가 투입된 것도 세월호가 완전히 가라앉고 난 3일 후인 4월 19일부터였습니다. 언론에서는 해경이 무능해서 못 구했다고 하지만 사람이 배 안에서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보인 행동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당시 목포해경서장 김문홍의 경우, 참사 발생 4년 전인 2010년 12월 25일 매서운 추위와 강풍, 3~4m 넘는 파도가 이는 악천후 속에서 전남 신안에서 침몰하던 선박의 탑승객 15명 '전원구조'를 이끌어낸 사람입니다. 이러한 전원구조의 따뜻한 소식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렸으며 국제해사기구에서는 그에게 바다의 의인상을 주었습니다. 과연 당시 구조세력 모두가 무능했을까요?

책임자 처벌 관련해서도 의문이 많습니다. 박근혜 탄핵사유에 세월호 참사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 세월호 관련 보고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은 김기춘은 무죄확정되었으며 형사보상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해경지휘부는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고 대부분 승진하게 되었습니다.

경찰과 국정원을 넘어서 군조직인 기무사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것 또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군이 세월호에 깊이 관여한 것은 당시 국방부장관 김관진이 제출하지 않은 자료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현장지휘 B703호기의 영상과 녹취를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국정감사 및 청문회에 제출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기무사에서도 당시 참사현장의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를 제출하지 말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권에서 진행된 사참위에서도 당시 해군의 레이더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선체 인양 후 선체조사위원회, 문재인 정권 당시 사참위에 이르기까지 침몰원인 선체내부에 결함이 있었다는 내인설과 외력에 의해 침몰했다는 외력설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그런데 작년 윤석열 정부 해수부 산하 목포해양안전심판원에서는 사참위에서 완전히 기각된 솔레노이드 밸브고착을 급변침의 원인으로 규정했으며 고박불량과 세월호의 약한 복원성으로 침몰하게 되었다는 내인설만을 담은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의문은 여전합니다.

아직 질문이 많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세월호는 국민의 관심을 대단히 많이 받았고 그에 대해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만 더 힘을 내어 마무리 지을 수 있기를 요청합니다.

참사 당시 304명의 희생자 중에는 단원고 아이들이 250명, 선생님 10분, 일반인 희생자 44분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의 생존율은 약 20%, 성인의 생존율은 약 70%로 차이가 납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어른을 원망하며 세상을 떠났을 아이들을 지금 또 져버릴 수 없습니다.

저는 자식이 억울하게 죽었을 때 복수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면 눈물이 나면서 속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기에 제 마음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죽인 자들이 합법적인 처벌을 받기를 바랍니다.

광장에서 함께 흘린 눈물을 기억합니다.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10년간 좌우 막론하고 밝히지 못하고 비켜간 세월호 진실을 직시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특조위, 선조위, 사참위에서 밝혀낸 것을 기준으로 삼아 침몰 원인과 구조 방기에 대한 진실을 찾아주십시오. 그리고 책임자를 처벌해주십시오. 시민들이 열망했던 진실을 이재명 대통령께서 찾아주십시오.

이 글은 시민언론 민들레, 오마이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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