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한 번만 해주세요, 대통령님!"
25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회의장에 이재명 대통령이 입장하자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이제는 이재명 시대' 배지를 단 지지자, 건의서를 출력해 온 공무원, 민원 팻말을 든 시민, '진상규명'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등 각계각층의 광주·전남 지역민이 현장에 모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호남의 마음을 듣다–호남 곁으로, 대통령과의 만남' 행사를 통해 직접 민심을 청취했다.
당초 행사는 이날 오후 2시에 비표를 받은 100여 명만 입장 예정이었으나 행사 시작 시간을 오후 2시 30분으로 늦추고 현장에 있던 일반 시민들도 들어가게 허용하자 회의장은 순식간에 만석이 됐다.

행사장에는 신분증 확인과 보안 검색을 거쳐 출입 스티커를 붙인 시민들이 회의장에 들어섰고, 입구에는 대통령에게 전할 수 있는 건의 메모지가 마련됐다. 프린트한 건의문을 손에 쥔 공무원도 있었고, 실무자에게 말을 건네는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 대통령은 "광주는 12·3에서 시작된 '빛의 혁명'의 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광주·전남에서 진정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이 어떻게 실현될지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가장 뜨거운 주제였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산 무안군수,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직접 의견을 주고받았고, 소음피해를 놓고 인근 주민의 목소리도 청취됐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대통령실에 6자 TF를 구성해 조속히 해결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명쾌한 지시에 간담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역시 이재명"이라고 무릎을 치며 환호했다.
회의장 안팎에는 고통을 호소하는 광주지역 지주택 조합원들의 민원, 소음 피해 주민의 호소, 통신사 판매점 갑질 피해 주장 등 다양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시민 발언 중간에도 마이크를 넘겨 직접 의견을 듣고 "이미 비슷한 문제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통령실에서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영암에서 온 한 청년은 "프랑스에서 와인과 치즈를 국가 산업으로 키우듯, 대대로 내려온 호남의 맛과 식문화를 특성화하고 특허를 내 수출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제안하자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김혜경 여사도 함께했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 대통령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민심을 경청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전용차에 오를 때까지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사랑해요,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2시간 20여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시민들과 지방정부의 입장을 경청하며 지역의 실질적 요구안과 개선안을 내도록 요구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지자체장들이 이런 소통 행사를 자주 열어 불만을 듣고 해줄 수 있는 건 해주고, 법적으로 불가능한 내용은 명확히 정리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효능감 정치'와 맥을 같이 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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