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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한과 소통 가능성? DMZ 내 철책 작업 8개월 만에 유엔사에 사전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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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한과 소통 가능성? DMZ 내 철책 작업 8개월 만에 유엔사에 사전 통보

국방부 "남북 긴장 완화 관련 의미있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어"…댐 방류 통보에는 아직 호응 없어

북한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의 철책 설치 작업을 유엔군사령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으로 규정한 이후 지난해부터 이러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사전 통보다. 향후 남한과 소통을 통해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도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동아일보>는 여권 및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25일 DMZ 내 여러 지역에서 국경화 작업의 일환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면서 관련 계획을 유엔사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국경화 작업은 남북 간 접경 지역에 방벽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남북을 물리적으로 단절하기 위한 조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3년 12월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 차 회의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이후 북한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이러한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이러한 조치를 유엔사에 미리 통보한 데 대해 "이번 북한의 통지는 남북 긴장 완화와 관련된 의미 있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으나,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우리 군은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내용과 메시지를 보낸 것 자체를 다 의미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러한 분석을 내놓은 이유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이후 이러한 작업에 사전 통보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남북 간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폭파하기 전에 유엔사에 관련 계획을 통보했는데, 북한 총참모부는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해 10월처럼 보도문 형식을 이용하지 않았고 사전에 이를 유엔사에 직접 통보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소통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남북은 직접 통신을 하지 못하면서 상대에 전할 메시지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4월 북한군 10여 명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 사건을 거론하며 북한 군인들이 접경 지역에서 철책 설치 등의 작업을 하다가 경계가 모호한 지역에서 MDL을 넘어가게 될 때 남한이 경고 사격을 할 수 있는데, 이를 막아달라는 의도로 유엔사에 미리 알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지난주 후반부부터 접적 지역에서의 작업을 재개했고 일일 1000여 명 이상의 작업 인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MDL 침범의 경우에는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작업 인원수도 지난해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준 공보실장은 "작년에는 4000~5000명, 수천 명 규모가 각 10여 개 지역에서 있었고 아직까지는 대여섯 개 지역에서 그 정도(1000여 명) 인원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 본격적으로 작년 수준으로 재개된 것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남한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금지했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이에 북한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는 등 남한의 조치에 호응해 나오면서 향후 남북 간 소통이 재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정부는 북한에 임진강 수해 방지를 위해 댐 방류시 미리 통보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 역시 남북 간 직접 통신이 안되기 때문인데, 만약 북한이 댐 방류를 통보할 경우 지난 2023년 4월 7일 북한이 통신을 거부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남북 간 통신선이 가동하게 되는 셈이다.

아직 북한 측에서 이와 관련한 통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요청한 이후 북한 측과 소통은 없었다"며 "(댐) 방류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현재 필승교 수위가 오늘 아침 7시 기준으로 0.67m 수준으로 행락객 대피 기준 이하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 지난해 10월 17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5일 남북 간 도로 및 철도 파괴와 관련한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도로 폭발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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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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