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경작자에 직불금 지급까지…"전북 공유재산 관리 부실, 이 정도일 줄이야"

전북 무단경작자 110여 명에 직불금 1500만원 지급, 환수도 안 해

전북자치도 일선 시·군의 공유재산 관리 부실 백태가 조금씩 윤곽을 보이는 가운데 공유재산을 멋대로 점유한 무단경작자에게 기본직접지불금까지 지급하고 환수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확산할 전망이다.

이는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에서 지난달 4월 중 한달 동안 14개 시·군의 '공유재산 무단점유 등 관리 부적정' 감사에서 나선 결과 그 실태가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전주시 등 14개 시군은 기본직접지불금 신청농지가 각 시군의 재산인 경우 해당 농지가 사용허가 또는 대부계약 등 적법한 권원(權原)이 있는지 조사하고 권원이 없는 농지의 경우 기본 직접지불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가 감사에 나선 결과 공유재산을 멋대로 점유한 무단경작자에게 기본직접지불금까지 지급하고 환수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자치도

'권원'은 어떤 법률적 또는 사실적 행위를 하는 것을 정당하게 하는 법률상의 원인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법률적 정당화의 근거를 뜻한다.

하지만 일선 시·군은 농업인이 제출한 등록신청서를 면밀히 검토를 하지 않은 채 신청농지를 적법한 권원이 있는 농지로 판단해 64개 읍·면·동에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무단경작자 113명(149필지)에게 기본 직접지불금을 부적정하게 지급했다.

이들의 무단경적면적은 6만3900㎡에 달했으나 이미 지급한 기본직접지불금 1517만4000원도 환수하지 않는 등 기본직접지불금 지급·관리 업무를 소홀히 해오다 감사에서 적발됐다.

무단경작자는 완주군이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순창군(13명), 김제시(11명) 등의 순이었다.

공유재산 무단점유에 대한 변상금 미부과도 문제가 됐다.

현행 '공유재산법' 제44조와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유재산관리관은 매년 소관 공유재산의 실태를 조사해야 하며 행안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실태조사 대상 공유재산을 선정해 1년에 한 번 이상 주위환경과 이용현황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또 누구든지 관련법이나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않고 공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지자체장은 무단점유자에 대해 공유재산 사용료나 대부료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변상금)을 징수해야 한다.

하지만 14개 시·군은 대부계약 등 적법한 권원 없이 공유재산(149필지)을 경작해 기본 직접지불금을 수령한 무단경작자 113명에 대해 변상금 총 2005만8000원을 부과하지 않는 등 공유재산 관리를 소홀히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공유재산 사용허가나 대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람이 기본 직접지불금을 수령하고 공유재산을 점유하도록 방치해 행정의 형평성과 신뢰도가 저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 14개 시·군은 감사결과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부적정하게 지급된 기본직접지불금에 대해 환수하며 무단점유자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들 기초단체는 또 앞으로 공유재산 및 기본직접지불금 관리업무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는 공유재산을 무단으로 점유하지 않도록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고 적법한 권원 없이 공유재산을 경작하는 사람이 기본 직접지불금을 수령하지 않도록 기본직불금 관리업무도 철저히 해달라고 주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