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로 예정된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한 데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값진 성과", "역시 이재명 정부"라는 등 찬사·환영 입장을 보였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며 "역시 이재명 정부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는 옳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대행은 이어 "출범 2개월 만에 국민의 큰 기대에 값진 성과로 응답해주신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감사하다"며 "대통령 말씀처럼 이번 협상을 통해 한미 간의 산업 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한미동맹도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행은 특히 대통령실이 협상 결과와 관련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데 대해 "우리 농민의 생존권과 식량안보를 지켜냄으로써 민생경제 회복에 대한 대통령님과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국회가 응답할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 산업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진 직후엔 박상혁 수석대변인의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상으로 우리 경제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상호관세를 15%로 낮췄고,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15%로 낮췄다. 반도체와 의약품에서도 최혜국 대우를 받았고, 쌀과 쇠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도 협상을 거쳐 하지 않는 데 합의했다"며 "미국이 짜놓은 판 위에서 해야 하는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정부는 우리가 지켜야할 국익들을 철저히 지켜냈다"고 평했다.
박 대변인은 또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결정된 데 대해서도 "1500억 달러 규모로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협력 펀드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 또한 미국 시장에 우리 기업의 든든한 교두보가 되어 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미 투자 금액 규모와 관련해서는 앞서 결정된 일본·유럽연합(EU)의 투자 규모와 비교할 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액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선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같은 세간의 지적에 대한 당내 평가를 묻자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고 별도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을 하고, 나중에 발표되면 세세한 건 또 따로 얘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만 했다.
문 대변인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번 협상을 두고 '시한에 쫓긴 졸속 협상'이란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선 "국민의힘에서 또 뭔가 억지 주장을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 또한 "8월 1일 시한을 앞두고 대외적 불확실성이 걸린 어려운 협상을 해낸 협상단을 치하하고 앞으로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야당의 태도"라며 "마치 안 되길 바라고 고사를 지내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국민의힘의 태도에 대해선 매우 유감스럽다"고 거들었다.
문 대변인은 이번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이 배제됐음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직후 '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을 언급한 점에 대해선 "아시다시피 저희 농수산물은 (이미) 완전 개방에 가깝다. 99.7% 개방을 한 상태"라며 "제일 중요한 쌀·소고기·사과와 관련된 부분들은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거기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당 회의 직후엔 전국비상시국회의 소속 시민사회 원로들이 김 대행과 관세 협상 관련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초 관세 협상과 관련해 농업·안보 등 쟁점분야에 대한 우려 사항을 전달하려 했으나, 이날 극적인 협상 타결로 큰 비판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채 이후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등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만을 김 대행에게 전달했다.
장영달 시국회의 상임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협상이 과연 성사될까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었는데 그 국민의 우려 사항을 안심시켜드렸다고 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드려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장 대표는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합동으로 미국이 세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고정된 항공모함'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만 방위비 분담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잘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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