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교 소유의 한 골프장에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12일 인터넷매체 <뉴탐사>가 11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권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6시 42분경 강원 평창군 용평컨트리클럽에서 이 매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관용차로 추정되는 차량에서 내린 후 클럽하우스 1층 프론트 데스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 의원은 이곳에서 대기하던 이로부터 라커룸 키를 받아 지하 라커룸으로 바로 향했다. 이후 일행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권 의원은 식사하시고 오려나" "네, (식사)하고 오신다 그러셨어요"라고 대화하며 먼저 라운딩 출발지점으로 향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 권 의원은 일행이 기다리는 라운딩 출발지점으로 가는 길목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글라스를 쓰고 얼굴 대부분을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햇볕을 가리는 모자까지 착용해 얼굴을 완전히 가린 상태였다. 신분 노출을 꺼려 이같은 복장을 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1시경 라운딩을 마친 후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권 의원이 방문한 이 골프장은 통일교 소유로 알려졌다. 관련해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권 의원이 2022년 2~3월경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기거하는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두 차례 방문해 쇼핑백을 받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 전 본부장은 자신이 권 의원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를 위해 잘 써 달라"며 1억 원을 공여했다고도 진술했다.
관련해 자신의 골프장 라운딩 장면이 언론에 화제가 되자 권 의원은 직접 페이스북에 입장을 소명했다.
권 의원은 "(해당 라운딩) 일정은 오래전부터 예정된 사적인 친목 모임이었으며, 해당 시설은 다수 일반 이용객이 드나드는 공개 시설"이라며 "뉴탐사가 몰래카메라를 들고 오가는 곳이니 얼마나 개방적이냐? 이곳에서 무슨 부정행위가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복장을 두고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은 최근 날씨를 고려하면 특이한 것도 아니"라며 "이를 과도하게 부각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의 행보를 '골프 접대'처럼 보는 것 또한 사실과 다르다고 권 의원은 주장했다.
권 의원은 "식사비 2만 원을 포함해 35만 원의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코메디에 가깝다. 저는 제 몫을 직접 결제했고, 영수증도 제가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번 보도는 "조국·윤미향 사면, 세재 개편안 혼란, 내부자 거래까지, 누적된 악재를 덮기 위해 정치공세로 물타기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뉴탐사>에 민형사 조치 등의 대응을 하겠다고도 했다.
권 의원은 한편 자신의 최근 행보를 두고 "민주당에서 '행방이 묘연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대단히 유감"이라며 "지난주 내내 의원회관 목욕탕에서 만나놓고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지적했다.
관련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의혹이 7월 31일부터 자취를 감췄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터지자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잠수를 탔다"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뉴탐사> 보도 이후에도 페이스북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골프장에서 각계 업자들과 만나 골프를 치고 있었느냐"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골프장도 이용해 주고, 권성동 의원과 통일교 사이는 끈끈해도 너무 끈끈해 보인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