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에서 역할을 했던 조선 산업 협력과 관련해 한미 정부 인사들이 함께 울산 조선소를 찾았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방문으로 양국 협력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외교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셉 윤(Joseph Yun)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HD현대 울산 조선소를 방문해 선박 건조 및 주요 시설 등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찰에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기현 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김건 외통위 간사, 김상욱·김태선 의원 등이 함께했다.
외교부는 "이번 방문은 한미 고위급 교류·소통 계기마다 양국 간 조선업 분야의 협력 강화 필요성이 지속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간 관세협의 타결과 HD현대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를 계기로, 현장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양국이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부는 "조 장관과 윤 대사대리 및 의원들은 조선소 현장 시찰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양국 간 조선 협력을 본격 진행시켜 나가기 위한 위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구체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한미동맹이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및 첨단기술 분야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라면서 "조선업 협력이 동맹 발전을 위한 핵심 축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외교부로서도 관계부처 및 우리 업계와 함께 한미 조선협력이 호혜적인 결과로 이어지도록 미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HD현대 측은 이번 MRO 수주를 비롯해 미측과 기술·인력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한미 간 조선 분야 협력에 적극 동참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우리 조선 기업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선소 방문은 한미 관세 협상 당시 한국 측이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제시한 것의 연장선에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조선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프로젝트를 명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혀있는 빨간색 모자를 참고해 마스가 구호와 한미 국기가 그려진 모자를 제작해서 이를 미국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3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산업부 국장, 과장 서기관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방안을 만들었다. 모자도 디자인해 10개를 가져갔다"며 협상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현지에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하는 것과 함께 기존 조선소를 인수해 선박을 건조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공급망의 재구축과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인력 양성 등 조선업의 전반적인 사항을 구축해 나가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미국과 관세 합의를 타결했을 당시 마스가 프로젝트에 1500억 달러 (한화 약 208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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