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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화재로 아파트값 5000만원 떨어졌는데 위로금이 고작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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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화재로 아파트값 5000만원 떨어졌는데 위로금이 고작 5만원?

'민형사상 책임 묻지 않겠다' 합의 강요…금호타이어 "주는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금액"

"내용도 없는 합의서에 서명부터 하라니…이건 사기 아닙니까!"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피해 보상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 금호타이어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화재사고 발생 이후 6월10일까지 광산구청과 금호타이어가 피해 접수를 실시한 결과 총 2만199건이 접수됐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 아파트에서 금호타이어 화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2025.08.19ⓒ금호타이어 화재 피해자 비대위

이 중 진행된 보상 상황은 19일 오전 기준 통지 4000건(대인 3728건, 대물 272건), 합의 2860건(대인 2695건, 대물 165건)으로 합의율은 71.5%(대인 72.3%, 대물 60.7%)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측이 제시한 보상금이 실손 의료비에 보상금 5만원 수준임이 드러나자 인근 주민들은 이에 반발 지난 1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었다.

회의에 모인 주민들은 화재로 일부 아파트 매매가가 5000만원 이상 급락하는 등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었음에도 제시한 위로금은 터무니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마저도 향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묻지마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주민을 기만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배은석 금호타이어 화재 피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금호타이어 측이 제시한 보상안은 2023년 대전 한국타이어 화재 당시 4만5000원을 지급했으니 거기에 5000원을 더 얹은 것"이라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금호타이어 화재 지속시간은 공식 집계로만 77시간 44분으로, 58시간이었던 한국타이어보다 약 20시간 가까이 더 길었다"며 "심지어 완제품이 탄 한국타이어와 달리 금호타이어는 독성이 강한 카본블랙을 포함해 200가지가 넘는 화학첨가물과 원재료가 타올라 피해의 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시와 광산구청은 공장 이전, 고용유지 등 금호타이어의 입장에만 신경 쓸 뿐 주민 피해는 완전히 뒷전"이라며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금호타이어와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 주민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9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종근씨가 금호타이어에서 보낸 문자 링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2025.08.19ⓒ프레시안(김보현)

현재 금호타이어의 보상 절차는 주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주민 최종근씨는 치료비와 보상금 8만1400원을 지급받으려면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동의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하지만 합의서 링크에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서명란만 덩그러니 있었다.

또 다른 주민 곽상원씨(70대)는 "오래됐어도 교통 입지가 좋아서 원래 내놓으면 일주일 만에 팔리던 1억5000만원짜리 집이 화재 이후 1억에 내놔도 아무도 보러오지 않는다"며 "5000만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었는데 위로금이 5만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17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현장에서 살수차 2대와 함께 중장비가 정련동 건물을 해체하고 있다.2025.08.17ⓒ프레시안(김보현)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과거 한국타이어 사례를 참고해 5000원을 더해 5만원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보상 기준이 명문화된 것이 아니라 과거 사례를 따른 것이고, 받는 사람에게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주는 측에서는 누적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합의서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받으면 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링크를 통해서도 서명이 가능하고 문자에 적힌 번호로 연락해서 설명을 듣고 서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산상 불이익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장기적인 호재라고 반박했다.

그는 "결국 공장이 이전하면 약 12만평의 부지가 개발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땅값과 아파트값은 오르지 않겠느냐"며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가 미진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금호타이어 측은 이번 공장 이전이 주민과 정치권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광주공장은 50년이 됐지만 전국 물량의 4분의 1 이상을 생산했고 고부가가치 타이어를 담당하는 핵심시설로, 설비투자도 계속해 왔기 때문에 이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도심이 팽창하며 정치권과 주민들이 요구에 화재까지 더해져 마지못해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거 분진 문제에 대해서도 "화재가 나지 않았더라도 공장을 이전하려면 어차피 철거는 해야 했고, 분진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화재라는 특수성 하나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면 우리에게 이전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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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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