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연쇄파업에 들어갔다. 2일과 3일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4일과 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일 파업으로 수위를 높인다.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넘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에 대한 구조적 저항 성격을 띤다. 노조는 합병이 울산에 생산은 집중시키면서 수익은 지주사로 이전되는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곧 고용불안과 임금·복지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미 지난 29일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이날부터 연쇄파업에 들어가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현대중공업지부와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공동성명을 통해 "구조조정과 전환배치에 단호히 대응해 사측의 일방적 합병 추진은 노동 존중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업계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주 호황으로 울산조선소의 일감은 3년 치 이상 확보돼 있지만 노사 갈등이 이어지면 인력난과 고비용 구조 속에 생산 차질과 글로벌 수주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대규모 방산 프로젝트 'MASGA'와 글로벌 함정 수주 시장 진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경제에 미칠 타격도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을 대표하는 산업기반으로 하루 생산 차질만 수백억원대에 달한다는 추산이 제기된다. 노동계는 "사측이 고용과 안전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갈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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