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형교회인 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였다. 부산지검은 지난 3일 손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8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손 목사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선관위는 손 목사가 부산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둔 예배 시간에 특정 후보와 대담을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에 공개한 행위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법원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손 목사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정치적 지지 호소가 아니라 후보자의 정책을 묻는 자리였다"며 "누구를 찍으라는 말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영상이 모두 공개돼 있음에도 압수수색과 영장 청구까지 나선 것은 과도한 대응이며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종교공간에서 특정 후보를 초청해 대담을 진행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확산시킨 행위가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종교의 영향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발언은 곧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를 놓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종교적 권위가 선거에 개입하는 순간 유권자의 자유로운 판단은 왜곡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목사의 위법 여부를 넘어 종교와 정치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경고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는 8일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수사의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기각되더라도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본안 재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종교의 정치 개입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공직선거법의 실효성과 공권력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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