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에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현장의 한국인 300여명이 구금된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은 "참담한 굴욕", "외교 무능"이라며 이재명 정부를 향한 총공세를 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를 두고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수갑을 차고 버스에 태워져 이송되는 모습은 국민적 수모이자 참담한 굴욕"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열흘 만에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정부를 겨냥했다.
최 대변인은 특히 정부의 대미 외교 결과를 두고 "700조 원의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도 공동성명 하나 얻지 못한 외교", "일본은 관세 인하 혜택을 챙기는 동안 한국은 역차별을 당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하며 "그 결과가 이번 대규모 단속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정부책임론을 부각했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국민을 범법자로 내몰고, 기업에 불안과 수모를 안겼다"고도 했다.
최 대변인은 정부의 사태 대응 기조를 두고도 "국민 300여 명이 타국에서 집단 구금됐는데도 대통령실은 제대로 된 설명도, 책임 있는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외교부가 '유감'이라는 말로 넘어간 것이 전부"라며 "미국인이 한국에서 수백 명 단속됐다면 그 나라 대통령이 이렇게 침묵했겠나"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서도 "사고가 터진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필요시 워싱턴을 간다, 대응팀 급파를 검토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외교부 장관의 책무는 검토가 아니라 실행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 미적거릴 여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아무리 '정쟁 프레임'으로 덮으려 해도 정부의 외교 무능은 더 선명히 드러날 뿐"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부는 '700조 선물 외교'에 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교민의 안전과 기업인의 권익이라는 기본적 국익을 지키는 데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를 겨냥했다.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당권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보름도 되지 않아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소위 '셰셰외교'를 하겠다며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들을 훌쩍 뛰어넘는 700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정작 대한민국이 받은 대우는 참담할 뿐"이라고 정부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면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언론공지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상황과 관련하여 국민과 함께 엄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최고·최속·최선의 대책 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체의 논평조차 자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안 관련 질의에 대해 "내일 오후 2시 외통위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다"며 "정부하고 실무당정 협의 하려고 안을 조율 중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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