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내란청산은 정치보복이 아니다", "내란청산은 권력다툼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본인이 당대표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온 '내란 종식'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여야 정당 대표 회동으로 국회 내 협치 분위기가 일보 진전한 가운데라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9일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내란청산은 헌법에 따른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하고 국민을 배반하고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은 헌법 파괴세력을 청산하자는 것",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산되지 못한 과거는 급기야 보수에게 비상계엄 내란을 부추기고, 극우와 손잡게 하고 있다"고 말해 국민의힘을 직접 겨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우성향 인사 전한길 씨와 밀착했다 평가받은 바 있다.
정 대표는 또 "국민의힘에 간곡히 제안한다. 내란과 절연하라.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시라. 그리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며 "언제까지 내란당의 오명을 끌어안고 사시려 하나"라고도 했다. '내란사태에 대한 국민의힘 사과'는 정 대표가 취임 당시 '협치'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요소다.
정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 내란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경고성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 무너진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대표는 전날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에서 성사된 민생경제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선 "민생 부분에서 통 크고 시원한 합의가 이뤄졌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기에 가능했다"고 이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하고 "보여 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내는 협의체가 되어야 한다"고만 했다.
입법 사항으로는 검찰·사법·언론 3대 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정 대표는 "3대 개혁은 비정상적인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라며 "개혁은 정치투쟁이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며 당의 '검찰개혁 속도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사법부를 겨냥해선 "한때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이 석방되고 조희대 대법원의 대선 개입 의혹도 있었다"며 "내란 전담 재판부를 만들라는 여론이 높다"고 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 증원, 법관평가제 등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신뢰받는 사법제도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사법개혁 쟁점사안인 대법관 증원과 관련핸해선 "반대할 일이 아니다", "(대법관의) 격무를 국회가 덜어드리겠다는 것"이라며 "국회가 나서서 예산과 인원을 늘려주겠다는데도 반대하는 조직은 처음"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언론개혁과 관련해선 "언론의 자유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민이 보장한 것이다. 따라서 자유에 따른 책임 역시 국민을 위한 언론의 임무"라며 "'가짜정보 근절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으로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대표는 이외에도 △소득, 주거, 의료, 복지, 에너지,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본사회 정신 실현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법 강화 △인공지능 중심 첨단산업 육성 등 성장정책 추진 △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 등을 국회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산재 사고와 관련해선 "올해를 '산재 사망 근절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이 대통령의 각오를 현실로 만들어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외교 부문에 대해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역대급 성공",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달성한 쾌거", "이 대통령은 뛰어난 전략가이며 협상가" 등 정부의 실용외교 기조를 상찬하고 "국회차원에서도 실용외교를 기조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에 외교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또 대북관계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동결, 축소, 비핵화의 3단계"를 인용해 한반도 평화기조를 강조하는 한편, 전임 정부와 야권을 겨냥해선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외환 세력을 이번에 완전히 우리 주변에서 끊어내야 한다", "다시는 총풍, 북풍 같은 일은 꿈도 못 꾸게 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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