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역대 총리 중 최초로 '의인' 이수현 씨 묘지를 참배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30일 오후 일본정부전용기로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곧장 이 씨의 묘지가 위치한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으로 향했다.
이시바 총리는 헌화와 묵념을 한 뒤 이수현 씨 모친인 신윤찬 LSH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과 인사했다. 이시바 총리는 신 명예회장에게 "양국이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다. 장학회를 운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이 씨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당시 이수현 씨의 장례식에는 모리 요시로 총리가 조문했다. 이후 2018년에는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이 씨의 묘지를 참배했다.
이수현 씨는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2001년 1월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이 씨의 사건은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매년 추도식이 열리고 있으며 이 씨의 이름을 딴 LSH아시아장학회도 설립됐다. 이 씨의 부친 이성대 씨가 지난 2019년 세상을 뜨자 고노 타로 외무대신이 조전을 보내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가 한일 우호의 상징이 된 이수현 씨의 묘지를 찾은 것은 차기 내각에도 원활한 한일관계를 당부하는 의중으로 보여진다. 다음달 4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대신과 타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대신이 유력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이시바 총리가 개혁파인 고이즈미와 강경파인 타카이치 양쪽에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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