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배현진 의원의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한 데 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당내에선 친한동훈계와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 대표의 입장 표명과 함께 장 대표가 임명한 윤민우 윤리위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가 빗발친다.
배현진 의원은 6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지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있겠나"라며 "본인의 정치공학적인 생각으로 본인과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윤리위라는 기구를 통해 숙청했다"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지금이라도 이러한 사태를 연이어 촉발한 장 대표가 당원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이 모습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전날 배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신청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원 징계에 있어 정당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이러한 자율성이 헌법과 법률을 현저히 벗어날 땐 '위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을 향해 "징계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양정을 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달 13일 아동 사진을 SNS에 무단 게시했다는 이유 등으로 배 의원에게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징계 확정 뒤 서울시당위원장직을 박탈당한 배 의원은 전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서울시당위원장직을 회복했다.
그동안 장동혁 지도부 체제에서 윤리위의 무리한 징계 결정을 비판해 온 소장파 의원들은 일제히 윤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리위원장은 당권파의 사냥개 노릇을 하며 정적 제거에 앞장서 왔다. 위법한 징계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윤리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며 "법원의 결정은 그동안 윤리위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편향적으로 권한을 남용해 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은희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리위가 특정 세력의 의중을 대변하거나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어느 국민과 당원이 그 권위를 신뢰하겠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갈등으로 몰아넣은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윤 위원장과 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은 장 대표를 향해 "이제라도 배 의원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고 당 통합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한계는 장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장 대표 등 '윤어게인' 당권파들은 '반헌법적 숙청'이라는 어제 법원 재판 결과에 대해 아직까지도 한마디 말을 못 한다"며 "이제는 대한민국 법원을 제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의원은 "당연히 윤리위원장을 경질해야 하지만 장 대표는 침묵한다. 당을 수렁으로 밀어 넣은 장 대표와 지도부가 제1야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입장 표명 요구에 당 지도부는 장 대표의 입장 발표는 물론 윤 위원장 교체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이날 아무런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는 민생과 지방선거 승리에 집중하고 계신 상황"이라며 "대표가 이 이슈를 직접 언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 사퇴 요구에는 박 수석대변인은 "지도부는 윤리위 판단에 개입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의 문제로 치환하는 건 새로운 갈등과 분열이 될 소지가 있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은 "배 의원 가처분 인용 건과 관련해 현재로서 당 차원의 추가적인 법적 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는 애초 법원의 결정에 이의신청 등 조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이를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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