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네타냐후, '트럼프 종전안' 지지…가자지구 전쟁 끝낼 수 있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네타냐후, '트럼프 종전안' 지지…가자지구 전쟁 끝낼 수 있을까

무장해제 내용에 하마스 반발 가능성…트럼프 "거부 땐 이스라엘 전폭 지원" 하마스에 최후통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 뒤 미국 쪽 종전안에 지지를 표명해 가자지구 전쟁 휴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아랍국들도 이 제안을 환영했지만 무장 해제 요구, 불분명한 이스라엘군(IDF) 철수 일정 등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을 전면 지원하겠다며 이번 제안이 사실상 최후통첩임을 시사했다.

29일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종전안을 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이 이 안에 동의할 경우 "전쟁은 즉시 종료"된다.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인도적 지원도 "즉시 전달"된다. 지원엔 파괴된 상하수도, 전력 등 기반시설 복구가 포함된다.

'트럼프 종전안' 내용은?

20개항으로 이뤄진 종전안은 하마스가 휴전 직후 인질 전원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안은 하마스가 (휴전을) 받아들였을 땐 어떤 경우에도 72시간을 넘기지 않고 남은 모든 인질을 즉시 석방하도록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인질 석방 뒤 이스라엘 쪽은 수감 및 구금 중인 팔레스타인인 1950명을 풀어줘야 한다. 인질 1인당 사망한 가자지구 주민 15명의 주검 또한 추가로 송환한다.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 인질은 48명으로 이 중 20명가량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전안은 인질 석방 뒤 하마스 조직원들의 안전 또한 무장 해제를 조건으로 보장했다. 이 안은 "평화 공존을 약속하고 무장해제를 약속한 하마스 조직원들은 사면 받을 것"이라며 원한다면 가자지구를 안전하게 떠날 수 있는 경로 또한 제공하겠다고 했다.

하마스의 전후 가자지구 통치는 배제되고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사시설 또한 해체된다. 종전안은 "하마스 및 다른 분파들이 가자지구 통치에서 직간접적으로, 어떤 형태로도 역할을 맡지 않기로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땅굴(터널), 무기 생산 시설 등 모든 군사 공격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재건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가자지구 비무장화 과정이 진행될 것" 또한 명시했다.

전후 가자지구엔 임시 국제안정화군(ISF)이 배치되고 기술관료 중심의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임시 통치를 맡는다. 이 위원회는 팔레스타인인들과 국제 전문가들이 이끌게 된다.

종전안은 팔레스타인 위원회를 감독할 "평화위원회"라는 과도 기구의 설립도 명시했다. 평화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맡고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도 참여한다. 평화위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료하고 가자지구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재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활동해 "가자지구 재개발 기본 틀을 마련하고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주민 강제이주·가자지구 합병 배제…팔레스타인 국가는 "열망" 수준 언급만

종전안엔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언급한 가자지구 "재개발"이 언급됐지만 우려됐던 주민 강제이주는 배제됐다. 이 안은 "누구도 가자지구를 강제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떠나고자 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떠날 수 있고 돌아오는 것도 자유"라며 "우린 사람들을 머물도록 장려하고 이들에게 더 나은 가자지구 건설 기회를 줄 것"이라고 명시했다.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내용은 "열망" 수준으로 모호하게 다뤄졌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으로 평화 공존하는 2국가 해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종전안은 "가자지구 재개발이 진전되고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개혁 프로그램이 충실히 이행되면 팔레스타인 자결권과 국가를 향한 신뢰할 수 있는 길이 마침내 자리잡을 것"이라며 국가 수립이 "팔레스타인 인민의 열망임을 인지하고 있다"고만 표현했다. 다만 이 안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합병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동회견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하려는 당신(트럼프)의 계획을 지지한다"며 "이는 이스라엘로 모든 인질을 데려오고 하마스의 군사 능력을 해체하고 정치적 역할을 끝낼 것이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거부 땐 이스라엘 전폭 지원" 하마스에 최후통첩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하마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하마스 위협을 파괴하는 임무를 완수하도록"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하마스가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은 스스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이는 쉬운 길이 될 수도, 어려운 길이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뤄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서방 주요국에 더해 아랍·무슬림국들도 종전안을 환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성명을 통해 종전안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하마스가 이 계획에 당장 동의해 비참한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하마스엔 즉시 인질을 석방하고 이 계획에 따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 "기회를 낭비해선 안 된다. 하마스는 이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재촉했다.

카타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튀르키예(터키) 외무장관은 29일 공동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종전 및 재건, 팔레스타인인 이주 방지, 포괄적 평화 제안 발표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 불허 발표를 환영한다"며 "합의 마무리와 이행 보장을 위해 미국 및 당사국들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종전안에 대한 환영을 표하고 "개혁 프로그램 완수"를 다짐했다.

하마스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9일 <로이터> 통신은 하마스 당국자가 "하마스는 해당 계획을 공식적으로 전달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다만 이후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카타르와 이집트가 하마스에 트럼프 종전안을 공유했으며 하마스는 중재자들에게 이를 "성실히" 검토한 뒤 답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동의 여부 미지수…"이스라엘 '위반' 막을 수단 부재" 우려도

외신들은 트럼프 종전안이 휴전 과정에 진전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제안의 일부 내용과 최후통첩성 성격에 주목하며 하마스의 동의를 쉽게 끌어내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 제안은 하마스가 반대해 온 무장 해제 외에도 이스라엘 완전 철군 일시를 모호하게 묘사해 하마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 이 안은 이스라엘군 철수가 "비무장화와 관련된 기준, 이정표, 일정"에 근거해 이뤄질 것이라고 제시하며 정확한 철군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다.

하마스가 요구해 온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은 미뤄지는 반면 하마스의 유일한 협상패인 인질은 초반에 전원 석방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지난 2년간 가자지구를 공격해 6만6000명 이상을 죽이며 신뢰가 바닥난 상황에서 하마스가 인질을 쉽게 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하마스가 합의 발효 72시간 내에 인질을 넘기고 나면 이스라엘의 약속 위반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다"며 올 초 2달간 휴전 때도 이스라엘이 2단계 휴전 협상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전면 지원을 받아 작전에 복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자사 정치분석가 마르완 비샤라가 종전안이 "하마스의 항복"을 포함하고 있다며 "트럼프 제안은 하마스에게 항복하지 않으면 미국은 가장 친한 친구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지적했고 전했다.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에 대한 모호성도 지적된다. 트럼프 종전안은 과도 위원회 이후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를 시사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29일 회견에서 "가자지구는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자치정부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 평화로운 행정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 배치될 임시 국제안정화군에 어떤 나라가 참여할지도 불분명하다.

<가디언>은 이 제안이 "세부적 지침이라기보다 봉투 뒤에 그려진 대략적 밑그림에 가깝다"며 "목적지에 도달할 가능성과 길을 잃을 확률이 동등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하마스, 목숨 부지 위해 제안 수용해야 할 수도…카타르는 하마스·네타냐후는 안보내각 설득 과제"

다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엘리엇 에이브람스는 이스라엘 군사 작전으로 약해진 하마스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번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까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고립과 이스라엘을 향한 비난이 심화하고 있어 그들은 곧 멈출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건 합리적 계산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오늘 트럼프가 그 가능성을 없앴다. 이제 이스라엘은 멈출 필요가 없다. 이는 하마스를 정말로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를 보면 스티븐 쿡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관련해 "우린 어쩌면 휴전과 종전에 가까워졌을 수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제 카타르는 하마스에 압박을 가해야 하고 네타냐후는 그의 안보내각을 설득해야 한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국빈식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효진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