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특검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강제구인하려면 하라"고 말했다. 내란 특검은 한 전 대표 진술 확보를 위해 법원에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지만, 세 차례 폐문부재(송달 장소 문이 닫혀있고 사람이 없음)로 소환장 전달조차 불발됐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앞서 자신의 불출석으로 이날로 재지정된 공판 전 증인신문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치 특검의 보수 분열 의도에 말려들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특검이 매번 폐문부재로 언플(언론 플레이. 여론몰이를 뜻함)을 한다"며 "특검이 강제구인 얘기하던데, 제가 어디 있는지 알려드릴 테니 하려면 하라. 만약에 무리하게 강제구인 영장이 발부되면 저는 그 집행에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특검을 두고 "저한테 이렇게 매달리는 건 정치 편향과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 전 대표는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하며 '검찰청 조기 복귀'를 요청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그런 올바른 지적을 하는 게 항명인가"라며 검찰과 각 세우는 여권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왜 검사들한테 의존하나"라며 "자기들하고 뜻이 맞는 임은정(서울동부지검장) 같은 사람 데려다 쓰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또 '실제로 검찰 내부 동요가 많은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한 전 대표는 "아는 바 없지만, 이건 지적하고 싶다"며 "올바른 지적이 항명인가. 민주당은 박정훈 대령한테 항명 얘기 나왔을 때 왜 그렇게 길길이 날뛰었나"라고 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전반을 "이재명 천동설, 이재명 대통령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힘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감옥 갈 확률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드는 거다. 그러니까 어쩌면 화장실에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형법상 배임죄 폐지 공식화에는 "민주당은 대표적인 반기업 정당 아닌가.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할까"라며 "배임죄를 폐지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는 적용이 안 된다는 부칙을 명확히 하는 건 어떤가. 이 대통령은 그동안 법대로 처벌받고, 그렇게 하는 건 어떤가"라고 공세를 벌였다.
이 대통령의 항소 제도 개선 지시 또한 "이재명 천동설"이라며 "자기가 무죄 나면 1심에서 끝내고, 유죄 나면 재판소원 도입해서 지금 4심 하자고 하지 않나"라고 비난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진종오 의원이 공개한 '민주당 서울시의원의 특정 종교단체 신도 3천 명 당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당과 관계없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똑같은 기준이 민주당에 적용돼야 한다. 특검이든 검경이든 즉각 민주당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통일교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논란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한 전 대표는 자신은 통일교 측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교 측에서 접촉한 적이 있나'라는 물음에 "당 대표 당시로 기억하는데, 통일교 한 총재 측에서 저를 보고 싶으니 총재 사무실로 와달라고 연락이 온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며 "당연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응하지 않았다. 그런 방식의 접촉은 정치인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최근 당이 대여 투쟁 방식으로 장외 집회에 나선 데 대해서는 "싸우기만 해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는 없다. 이기는 방법으로 싸워야 한다"며 에둘러 적절성을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 또는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은 "저는 뭐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뭐를 이루는 게 정치적 목표이다. 그 과정에서 뭐가 되어야 될 것"이라며 열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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