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교사도 시민이다"…교육 민주주의 '실험대'오른 교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교사도 시민이다"…교육 민주주의 '실험대'오른 교단

60년 만의 제도 전환 논의...정치기본권 보장법' 연내 통과 분수령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보류되면서 연내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안은 교원에게 적용되는 정치운동 금지 조항을 해제하고, 교육감 선거 출마 시 휴직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른 찬반 논란이 거세지만, 60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 공식 논의 단계에 오른 만큼 통과 여부에 따라 '교육 민주주의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960년대 군사정권 아래에서 정치활동이 금지된 이후, 교사들은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조차 제약받아 왔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명분 아래 시국선언조차 징계 사유가 됐고 교육현장은 '침묵의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법안은 그 금기를 풀고 교사에게 헌법상 시민권을 돌려주는 첫 입법 시도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사는 시민이며, 정치기본권은 특혜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연내 처리를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최근 SNS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교사가 정치 중립성을 잃으면 교육이 망한다'는 망언을 했다"면서 "교육을 망치고 있는 건 금두꺼비를 주고받은 김건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그리고 교사 정치기본권을 반대하는 국민의힘"이라고 직격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달 29일 한국노총과의 고위급 정책협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7개 법안'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반면 교육부는 '이해충돌 가능성과 학교 현장 혼란이 우려된다'며 신중 검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교사 출신임에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교원단체의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도 '이해충돌과 학생 학습권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법안 추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북교사노조(정재석 위원장)는 법안 보류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 법안은 단지 교사의 권리 회복이 아니라,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현장 경험을 반영하는 기반”이라며 “교사도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교사의 정치적 표현 자유가 확대되고, 교육감 선거 출마 등 정치 참여의 길이 열리게 된다.

이는 교육정책의 현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동시에 정치 성향에 따른 교내 갈등, 학부모 불신 등 새로운 사회적 긴장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법안은 국정감사 이후 재논의될 예정이지만, 내년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리면 처리가 미뤄질 가능성도 크다.

강득구 의원은 "교사도 시민"이라면서 "교사 정치기본권은 특혜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다. OECD 대부분 국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를 보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군사정권의 잔재에 머물러 있다"면서 "민주당은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달 22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보류됐지만,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은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전북교사노조 정재석 위원장은 "올해 국회가 결단하지 않으면 교사 시민권 회복의 문은 또다시 닫힐 것”이라며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교사를 통제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 시민으로 신뢰할 것인가?" 올해 정기국회가 그 해답을 내놓을 시간이다.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강득구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