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상태에서 70대 집주인을 둔기로 살해한 40대가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허용구)는 살인 및 화학물질관리법위반(환각물질흡입)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환각 물질을 흡입한 뒤 둔기를 들고 집주인인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범행 후 현관문 손잡이의 지문을 닦는 한편, 범행 당시 입을 옷을 세탁하고 목욕하는 등 치밀하게 증거를 인멸해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유족들은 오히려 피고인의 가족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피고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본드를 흡인해 온 습벽이 있고 앞으로도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 그 범죄가 살인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도 상당해 피고인에 대한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5월 2일 오전 3시 10분께 경기 하남시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인 70대 남성 B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B씨는 이날 오전 7시45분께 숨진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됐으며,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오후 1시께 같은 주택 반지하층에 거주하는 A씨를 긴급체포했다.
범행 전 집에서 환각물질이 포함된 공업용 접착제를 흡입했던 A씨는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 '너를 죽일 것이다' 등의 환청이 들리자 집 앞을 나와 배회하다가 B씨를 발견하고 그가 환청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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