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의 2개 공원을 하나로 잇는 274m의 보행교에는 여러 의미와 비밀장치가 숨어있다. 전북자치도 익산시가 23일 오전 개통식을 가진 '신흥공원 보행교'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보행교는 2개 공원을 연결해 남과 북을 잇는 하나의 선(線) 그 이상의 의미와 철학을 품고 있다. 저녁 불빛으로 물드는 저수지 산책로, 가을꽃이 어우러진 꽃바람정원, 넉넉해진 주차 공간 등 새로운 천국으로 이끌고 가는 '진정한 휴식의 안내'라는 속뜻을 담고 있다.
'익산 중앙체육공원'은 시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지역의 대표 쉼터이다. 각종 체육시설과 산책로, 분수, 광장 등이 조성돼 있어 많은 주민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즐겨 이용하고 있다.
									이 공원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축제와 행사장소로도 활용되는 등 시민들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차 공간도 넓어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서 남으로 100m를 걸어 보행교를 건너가면 신흥공원에 도달한다. 입구에 관광객을 맞이하는 광장을 만나는데 이곳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신흥공원 산책이 시작된다.
'신흥공원'은 익산 시내권의 유일한 친수공간이다. 신흥저수지와 숲이 이루는 아름다운 풍광과 시민이 직접 가꾸는 정원, 숲 놀이터 등을 통해 도심 한가운데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보행교 개통은 단순히 남과 북의 공원 2개를 묶는 시설의 준공이 아니다. '녹색 정원도시 익산'의 상징물이자 둘로 쪼개진 단절과 절교하는 통합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정헌율 익산시장과 지역 정치권 인사를 포함한 시민 등 200여명이 행사에 참석해 개통을 한마음으로 축하한 것도 이런 의미가 숨어있는 까닭이다.
2개의 공원은 그동안 선화로라는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매일 차량이 질주하는 교통혼잡 문제로 절단의 표식이었다. 두 공원을 오가려면 드넓은 도로를 서둘러 횡단해야 하는 불편과 교통사고 우려가 상존했다.
									
									익산시는 도심 속 산책로 연계를 위해 지난해부터 '신흥공원 보행교'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여기에는 알려지지 않은 시크릿, 은밀한 장착이 눈에 띤다.
우선 보행교는 도로에서 5m 위로 조급하지 않고 여유 있게 떨어져 있다. 안전성과 쾌적함을 더하기 위해 법정 최소기준인 4.5m를 0.5m 넘긴 높이로 설치한 것이다.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적용됐으며 1㎡당 성인 5명(약 500㎏)이 동시에 올라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강도를 확보한 점도 신흥공원 보행교의 비밀 중 하나이다.
장애인과 노약자, 유모차 이용자 등 이동 약자를 배려해 완만한 경사로를 설계한 점은 교량의 품격을 더해준다.
세심한 배려와 공법 채택에는 정헌율 익산시장의 추진력과 혼신이 배어 있다는 후문이다.
정헌율 시장은 2개의 공원을 하나로 연결해야 문화·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한 치의 허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안전과 품격, 소수약자를 위한 배려에도 주력했다.
정 시장은 국화축제를 앞두고 준공식이 미뤄지자 지난 21일 밤 10시까지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안전성과 쾌적성을 세심하게 점검했다. 야심(夜深)의 현장 점검은 정헌율 시장이 이날 빽빽한 일정의 대미로 남겨둘 정도로 큰 비중을 뒀다는 전언이다.
길이 274m에 폭 2.5~5m 규모를 자랑하는 보행교는 가운데 몸통 부분인 주교량과 계단 부분, 경사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단의 높이까지 섬세하게 설계했고 야간 이용자의 안전을 염두에 둔 디자인 난간에도 세심한 배려가 반영됐다.
									이뿐이 아니다. 익산시는 보행교 인근에 150여면 규모의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해 향후 더 많은 방문객이 올 경우 주차 불편을 해소하고 인근 교통혼잡 완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방침이다.
보행교 개통은 오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제22회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의 무대가 자연스럽게 신흥공원까지 확장된다는 새로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화축제 기간 신흥공원 산책로 곳곳에도 국화 화분과 조형물을 설치해 그윽한 국화축제의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앙체육공원 일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축제가 보행교를 통해 신흥공원으로 이어지면서 축제의 규모와 품격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벌써 두 공원을 잇는 보행교 위에 펼쳐진 국화산책로가 시민의 발걸음을 가볍게 이끌며 후각을 즐겁게 한다.
앞서 신흥공원은 대규모 정비를 거쳐 익산 도심의 유일한 친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가꾸는 꽃바람정원부터 화려한 수국원과 핑크뮬리원, 코스모스 단지, 유아체험 숲 등이 신흥저수지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 새로운 미학을 연상케 한다.
익산시는 신흥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에 보안카메라와 야간조명을 설치해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야간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신흥공원 유아숲 체험원'은 전국 최대의 도심권 내 자연친화적인 체험공간이다.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자연친화적인 교육과 휴식공간을 제공해 어린이가 자연을 체험하며 몸과 정서 등 전인적 발달을 경험하도록 조성됐다.
									익산시는 앞으로 플리마켓 기반조성(광장·주차장)과 트래블 라운지 기반조성(화장실·휴게시설), 익산 다이로운 빛의 정원, 감성포토정원, 디지털 페어리 가든 등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신흥공원 일원을 관광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신흥공원 보행교는 단순히 두 공원을 잇는 다리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자연, 축제가 이어지는 익산의 새로운 길이자 걷는 정원도시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자연을 누리도록 도시 공간을 세심히 가꿔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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