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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무역 재협상" 말하던 日총리, 막상 트럼프에 골프채 주고 노벨평화상 추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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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무역 재협상" 말하던 日총리, 막상 트럼프에 골프채 주고 노벨평화상 추천하고

재협상 이야기 꺼내지도 못하고 '극진히' 대접…돌아온 건 일본의 790조 원 투자 "공정"하다는 트럼프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회담을 갖고 희토류 공급망 협력 및 미일 무역협정 이행 문서에 서명했다. 양 정상은 고 아베 신조 일 전 총리와의 우정을 매개로 우호적으로 말문을 텄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미 해군기지에 함께 방문해 "가장 강력한 동맹"을 과시하면서도 미일 합의는 "매우 공정"하다고 못 박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10시30분까지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회담 뒤 희토류 공급망 확대를 위한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이 문서엔 양국이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채굴, 가공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서는 "참여국들은 비시장 정책과 불공정 무역 관행을 해소해 주요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일본과 희토류 협력은 지난주 호주와의 희토류 협정 이은 것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선 대체 공급망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쪽은 오는 30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고위급 협상에서 12월1일로 예정됐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향후 중국의 또 다른 통제 가능성에 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기 협정 이행" 선언문에도 서명했다. 선언문엔 양국이 지난 7월 미일 합의 등 무역 협정을 이행하겠다는 내용이 간단히 담겼다. 앞선 합의를 통해 일본은 자동차를 포함해 관세를 15%로 낮췄고 대가로 5500억 달러(약 790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막대한 대미 투자금을 두고 일본 국익을 강조하는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가 재협상을 시도할지 관심이 모였지만 근본적 틀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일 정상 첫 만남, 아베 매개로 순탄한 시작…일 총리, 아베 쓰던 골프채 트럼프에 선물

두 정상의 회담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호감을 매개로 호의적으로 시작됐다. 아베 계승을 표방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총리와의 수년 간의 우정에 감사드린다"며 "아베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역동적 외교에 대해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와의 각별한 우정을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는 내 훌륭한 친구였다"며 "그가 당신에 대해 매우 좋게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다카이치가 일본 첫 여성 총리가 돼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아베 전 총리가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도 했다.

약 10분간 공개된 회담 서두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태국·캄보디아 정전 및 가자지구 휴전에 공헌한 것이 "전례 없는 역사적 위업"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벚나무 워싱턴DC에 250그루를 선물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칭하고 "일본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했다. 다만 미일 합의는 "매우 공정"하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군사력을 "매우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일본이 미국에 "매우 많은 양의 새 군사 장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군 기지에 방문해 연설하며 "일본 자위대의 F-35 전투기용 미사일 첫 번째 물량 인도"를 승인했고 "이번 주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종류나 수량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 '선물'…영빈관 앞 포드 트럭 전시도

첫 정상회담을 맞아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려 애썼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취재진에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썼던 골프채를 트럼프 대통령에 선물하기도 했다. 마고 마틴 백악관 특보 겸 소통 보좌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오전 11시께 시작된 오찬 회동에 들어가기 전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 모자 한 쌍에 서명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채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기 위한 노력은 영빈관 밖에서부터 시작됐다. <AP>를 보면 영빈관 본관 입구엔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의 F-150 픽업트럭 및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자동차회사 도요타의 차량 등 미국산 차량 3대가 주차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아시아 순방길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F-150 트럭을 대량 구매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다카이치 총리)는 좋은 취향을 가졌다"며 F-150이 "멋진 트럭"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AP>는 일본 도로는 포드 트럭이 주행하기엔 너무 좁다며 해당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봤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오찬 회동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대미 투자 지도를 제시했고 점심 메뉴판에도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식사는 미국산 쌀과 미국산 쇠고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백악관은 점심 회동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대미 투자 지도를 제시했고 점심 메뉴판에도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마틴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영빈관에서 납북자 가족을 만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재차 밝히며 이를 위해 아시아 순방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뭘 제시할 수 있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우리에겐 제재가 있다"며 김 위원장과 대북 제재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양국 정상은 미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동승해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로 이동했다. 오후 3시50분께 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장병들을 향한 연설에서 "이 여성은 승자"라며 "우린 매우 가까운 친구가 됐다"고 우호를 과시했다.

▲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정상회담 뒤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함께 방문해 연설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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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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