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오라이동에서 10일 새벽 2시경 쿠팡 새벽 배송 차량을 운전하던 노동자가 전신주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새벽 배송 노동자의 연이은 죽음에, 심제주녹색당은 노동자의 안전망 확충을 요구했다.
제주녹색당은 11일 성명을 내고 "쿠팡은 새벽 배송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일부 소비자 단체는 "새벽 배송 제한이 맞벌이 부부의 생활과 택배 기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며 새벽 배송에 대한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제주녹색당은 "초심야 노동이 어떤 생명을 대가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묻는다"며 "새벽 장보기를 통해 유지되는 삶이 과연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저임금·장시간 노동 시장 구조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자신과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것은 새벽 배송 제한이 아니라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과로 사회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근’을 납 화합물과 DDT 살충제와 같은 등급인 2A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녹색당은 "30년 이상 야간 근무를 한 노동자는 일반 노동자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약 2배에 달하며, 야근·교대 근무자들이 심혈관 질환에 취약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다"며 "교대제로 인해 밤낮이 뒤바뀐 삶 속에서 우리의 신체 리듬은 파괴되고, 삶의 균형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생활의 불편을 덜어 주는 '빈틈 없는 배송 서비스'가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틈을 만드는 공적 안전망"이라며 "육아휴직 제도와 공공 돌봄을 확충하는 것, 최저 임금 인상,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충 등 공적 대안을 통해 쉴 틈 없이 야간에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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