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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北에 무인기 보내며 자극' 대신…李 정부는 북한군 군사분계선 침범에 "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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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北에 무인기 보내며 자극' 대신…李 정부는 북한군 군사분계선 침범에 "대화하자"

국방부 정책실장 "1953년 정전협정 때 설치한 '군사분계선 표식물' 상당수 유실되어 인식 차 있어…기준선 설정 논의하자"

북한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한 지역을 침범하는 사례가 발생한 데 대해 이재명 정부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북한을 대화의 상대가 아닌 비상계엄의 구실로 이용하려 했던 전 정부와는 다른 접근을 보인 셈이다.

17일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은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관련 회담 제안을 위한 담화'를 통해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경고방송, 경고사격을 통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퇴거토록 조치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과 절차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이 지속되면서 비무장지대 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칫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회담 제안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설치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되어,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남측과 북측이 서로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이에 우리 군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하여 군사분계선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회담 일정,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완화와 군사적 신뢰회복을 위한 제안에 대해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것은 확인된 건만 2건이다. 지난 8월 19일 북한군 약 30여 명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당시 우리 군이 수차례 경고방송에도 북한군이 돌아가지 않아 경고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8월 23일 북한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의 담화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그는 '남부 국경 일대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키는 위험한 도발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우리 군대는 정상적인 국경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민국과 접한 남부 국경을 영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차단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남한이 북한 군인들에게 "12.7mm 대구경 기관총으로 10여 발의 경고 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9일 오후 3시 경 북한군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경고사격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이후 북한군이 북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0월 19일에도 북한군 20여 명이 서부전선의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으로 넘어와 군이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최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이유는 지난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정의하고 이후 남북 간 휴전선 일대를 국경화하는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때도 이같은 국경화 작업으로 인해 북한군이나 인원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이재명 정부도 윤석열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이에 대해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군사분계선 표식물' 유실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따라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는 점에서 전 정부와는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북한이 남한과 '적대적 두 국가'를 상정하고 일절 대화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대화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군 통신선을 포함해 남북을 연결하는 통신은 지난 2023년 4월 이후 북한의 무응답으로 사실상 가동을 멈춘 상태다.

▲ 지난해 6월 18일 합참이 공개한 전선지역에 투입돼 작업중인 북한군. ⓒ연합뉴스

한편 통일부는 국방부의 이날 대화 제의에 "군사분계선에 대한 남북 간에 인식의 차이로 비무장지대 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남북 간 우발적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사고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우리 회담 제안에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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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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