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전현희 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위법·부당 감사였다고 인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며 "유병호 등 핵심 주동자의들의 죄가 드러났으니 이제 그 죗값을 치를 차례"라고 날을 세웠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감사원TF 자체 감사 결과로 윤석열 정부 시절 자행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감사 전반이 위법·부당했음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감사 개시부터 절차, 내용, 주심위원 패싱, 감사보고서 전산 조작, 수사요청까지 모든 과정에서 불법이 만연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사냥개 감사원이 전현희 권익위원장 제거라는 목적 하에 일삼은 불법 표적감사였음이 거듭 입증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공수처는 더 이상 늑장부려서는 안 된다"며 "최재해, 유병호 불법 표적감사 가담자들을 지체 없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은 윤 정부 당시 권익위 감사를 맡았던 이들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 마무리 발언에서 당시 권익위 감사를 "윤 정부에서 일어났던 폭압적인 탄압"으로 규정하며 "이런 부분을 우리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해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정 대표는 전현희 최고위원을 향해선 "위로와 응원의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비단 전 전 국민권익위원장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 국민들께 속 시원하게 다 해결해 나가는 과정,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전날 감사원은 '감사원 운영 쇄신 TF'의 내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유 전 사무총장 시절 실시된 권익위 감사는 감사 착수부터 감사 처리, 감사 시행 과정 전반에 걸쳐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TF는 "(당시) 감사원은 전현희 위원장에 대한 심각한 비리 제보가 접수됐다는 사유로 권익위 감사를 실시했다"며 "그러나 감사 결과 제보사항 13건 중 전 위원장 개인에 대한 직접적 처분 요구는 한 건도 없어 전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무리한 감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이번 점검 배경을 밝혔다.
TF는 이어 △감사원이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제보 내용의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한 자료수집(30일 이내)도 거치지 않고 실지 감사 착수 결정을 먼저한 점 △선행감사사항의 감사보고서가 과에서 처리 중인 상태에서 해당 실지감사에 착수한 점 등을 들어, 당시 감사가 "이례적이거나 지침과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실지감사에 착수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감사 내용에 반대한 당시 조은석 주심위원의 열람 결재를 감사원 사무처가 '패싱'했다는 의혹도 인정됐다. 권익위 감사보고서 공개 당시, 주심위원이 '열람 버튼'을 클릭함으로써 열람 결재가 완료되는 통상적인 상황과 달리 사무처가 주심위원을 결재라인에서 삭제했다가 보고서 공개 이후 다시 결재라인에 주심위원을 추가하는 등 전산 조작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감사원의 이 같은 점검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은 "감사원이 헌법상 독립기관에서 이재명 정권의 사냥개로 변했다"는 등 반발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같이 말하며 "감사원의 칼끝이 정치보복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애당초 감사원의 '운영 쇄신 TF'가 이재명 정권 맞춤형, 정치보복용 감사의 선봉이자 '정권 하수인'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며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독립된 기관이었던 감사원이 이재명 정권 앞에 바짝 엎드려 눈치를 보고, 권력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꼴은 애처롭다"고도 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감사원이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정치감사'라고 지목한 6건 중 5건을 담당했던 특별조사국 간부 전원을 교체했다"며 "누가 봐도 이는 정치적 물갈이이자 보복성 인사"라고 감사원을 겨냥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구성된 '운영 쇄신 TF'는 민주당이 문제 삼은 감사들을 상대로 왜 시작했는지, 왜 그런 결론을 냈는지를 일일이 캐묻고 있다"며 "독립성을 지키기는커녕 스스로 정치의 칼자루를 휘두르는 모습"이라고 감사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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