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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옹호·헌금 중요성 강조하는 개신교 일방 서술 도서가 고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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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옹호·헌금 중요성 강조하는 개신교 일방 서술 도서가 고교 교과서?

창조론을 옹호하고 개신교에 편중된 내용을 서술한 교과서가 고등학교 종교 과목 교과서로 교육청 승인을 받았다. 과학과 다른 내용을 서술한 데다 학생의 종교 자유를 침해해 교과목 목표에 부합하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향신문>은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23일 광주교육청 인정도서 <현대사회와 종교> 교과서를 확인한 결과 이 교과서 첫 번째 단원인 '현대 사회의 종교와 자연'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구약성서 창세기 구절로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교과서의 학습 목표는 "(지구가) 신의 창조로 이뤄진 것인지 아니면 <종의 기원>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언가로부터 진화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인지 어느 것 하나 진위가 밝혀진 것이 없다"라고 서술되어 있다.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이 교과서는 또 창조론과 진화론을 비교 설명하면서 창조론을 두고 "유전 정보가 모든 생물의 세포 속에 들어있다는 것은 그 정보를 넣는 지혜를 가진 창조주가 있음을 명백하게 나타낸다" "모든 생물의 세포 속에 있는 유전 정보를 해독하면서 그 정보를 입력한 지혜의 창조주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요, 합리라고 본다"고 서술했다.

이 교과서는 지난해 12월 31일 '2025학년도 적용 학교장 개설 교과목 인정도서'로 승인받았다. 인정도서란 국정도서나 검정도서가 없는 경우, 혹은 이를 사용하기 곤란하거나 보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쓰기 위해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의 인정을 받은 교과용 도서다.

광주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해당 교과 교육과정은 "다양한 종교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인간과 종교 문화에 대한 이해, 종교로부터 익힐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배우는 과목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와 종교> 교과서는 개신교를 일방 옹호하고 개신교 외의 종교가 언급된 경우는 자유와 인권을 다룰 때 불교와 유교를 일부 언급하거나, 종교 간 공존을 말할 때 이슬람교를 언급한 경우 정도에 그쳤다.

반면 기독교를 두고는 "기독교는 사회를 위해 누구보다 먼저 열심히 봉사했고, 삶의 모습을 통해 신앙생활을 이끌어 온 경험이 있으며 이를 기독교의 소명과 책임으로 알고 있다"고 서술해 특정 종교만을 일방 옹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향신문>은 <현대사회와 종교>와 달리, "서울, 세종 등 다른 지역에서 승인받은 '삶과 종교' 등 인정도서를 보면 목차에서부터 다양한 종교를 다룬다. 실제로 인정도서 심의위원회는 심사 기준 중 8개 중 '특정 종교 등에 대해 부당하게 선전·우대하거나, 왜곡·비방하는 내용이 있는지'를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현대사회와 종교>를 심의한 위원 6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은 종립학교에 교목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특정 종교에 치우친 인사가 특정 종교를 옹호하는 책을 인정 교과서로 채택한 셈이다.

광주교육청이 같은 시기 승인한 또 다른 인정도서인 <종교와 생활> 교과서 역시 내용의 상당 부분을 기독교 활동에 할애했다. 특히 이 책은 개신교 예배를 소개하면서 "나는 당신들의 돈지갑이 회개하지 않는 한 당신들의 회심을 믿을 수 없다"는 구절을 인용해 헌금이 중요하다고 직접 서술하기까지 했다.

문정복 의원은 "교과서 인정 과정에서는 교육의 중립성과 학생들의 종교적 자율성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교육 당국은 종교 교과서가 균형성을 갖추고 다양한 관점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절차와 기준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사회와 종교> 인정도서 내용. ⓒ문정복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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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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